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최근 불거진 산업안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과로사 의혹에 대해 그는 '엄정 대응' 의사를 밝혔다. 반면 노동계가 제기한 새벽배송 금지 제안에 대해서는 '신중 검토' 입장을 취했다.
김 장관은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런베뮤 과로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장관으로서 미처 예방하지 못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29일부터 인천점, 본사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했고 법 위반 여부가 확인될 때는 전국 지점으로 확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운영방식이 마치 기업혁신이나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포장돼 성공사례처럼 회자되는 문화늘 이번에 반드시 발본색원하겠다. 철저하게 진상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과로사 산재는 출퇴근 시간을 어떻게 측정하고 입증하냐가 중요한데 유족 노력만으로는 힘들다"며 "잘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최근 노동계가 국토교통부와 택배업체 등이 참여한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새벽배송 금지를 제안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 질의에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된다고 본다"며 "소비자 입장도 고려해야 되고 여러 가지 조건도 같이 봐야 된다"고 했다.
조 의원이 노동부의 입장을 묻자 김 장관은 "그 논의를 부처 내에서 해보지는 않았다"며 "입장을 정하시라면 빠르게 정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니토옵티칼이 조혈기계 암에 해당하는 백혈병이 걸린 직원에 대한 산업재해조사표에 "근로복지공단 인정에 따라", "공정 전반에 대해 점검 중" 등 각 한 줄에 불과한 재해예방원인과 대책을 써 낸 일도 도마에 올랐다. (☞관련기사 : "직원이 백혈병 걸렸는데…재해예방계획 한줄 쓴 니토옵티칼")
산재조사표는 사업장에서 사망자 혹은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이 발생한 경우 사업주가 한 달 내에 작성해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해야 하는 문서다.
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산재조사표 부실관리를 용인하는 현행 제도가 문제"라며 "이런 무성의한 보고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재 승인 시 노사 양측에 결과만 통보할 뿐 구체적인 산재 이유가 담긴 판정서를 전달하지 않는 점이 불성실한 산재조사표 작성의 핑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당사자도 정보공개 청구를 해야 판정서를 받아볼 수 있는 데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지적이 굉장히 맞는다고 본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10만 명당 5명이 걸리는 조혈기계 암이 900명이 근무하는 사업장에서 4명이나 발생했다"며 니토옵티칼에 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도 당부했다.
김 장관은 "이 문제를 평택지청에만 맡기지 않고 본부 차원에서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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