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열린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색깔론 공격이 2시간 내내 반복됐다.
정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교육부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에게 "북한은 우리의 주적입니까"라고 물었다. 청문회 개최 전 '대한민국의 주적은 어디입니까'라고 물었던 서면 질의에 최 후보자가 "대한민국에 위협이 되는 존재는 적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서면을 답하자, 주적을 명확히 밝히라고 재차 질문한 것이다.
최 후보자가 "주적 개념은 부처마다 쓰는 게 다르다고 안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언성을 높여 "부처마다 다르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교육부 장관 정도면 그 정도 개념은 갖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소리쳤다.
최 후보자는 "북한 정권 또는 북한군은 틀림없이 한국의 적이 될 수 있겠으나, 북한 주민은, 특히 교육부로서는 화해와 협력, 공동번영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최 후보자의 방북 횟수도 공세 대상에 올랐다. 최 후보자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민간 남북교류 활동으로 13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민화협은 민족 화해와 평화통일을 목적으로 1998년 200여 개의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 협의체로 출범한 사단법인이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에 처음 갔을 때 엎드려 땅에 입맞춤하고 싶을 정도로 감격했다'거나 '북한이 고난의 행군으로 이겨내고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좋아 보였다'고 적은 과거 최 후보자의 글을 거론하며 "후보자는 전형적인 친북 좌파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북한 1차 핵 실험이 일어난 후,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이 일어난 몇 달 후에도 북한을 갔다"며 "어떻게 자국민이 죽었는데 공공기관(토지공사) 감사까지 한 사람이 또다시 북한을 가느냐"고 물었다.
서 의원은 또 "북한 체제나 김일성 일가에 대한 비판, 특히 우리 국민이 피격당한 사실에 관한 것 무엇이라도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례가 있다면 그 자료를 꼭 제출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최 후보자는 "방북은 민화협 차원에서 이뤄졌고 공적인 업무 수행이라고 생각하며, 통일부에 사전 신고하며 다 이뤄졌던 일"이라며 "실제로 절대 갈 수 없는 나라인 줄 알았는데, 그곳에서 만난 게 우리랑 같은 말을 쓰고 있는, 언젠가 우리가 함께해야 할 우리 민족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런 감동을 얘기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정을호 위원은 이에 최 후보자에게 "북한은 이중적 지위의 대상이 아니냐"고 물었다. 최 후보자는 동의하며 "안보는 철저히 해야 하나 북한 주민은 언젠가 우리와 공동 번영과 화해를 해야 할 이들"이라며 "먼 훗날 통일을 이뤄야 할지도 모를 아이들에게 그 두 가지를 조화롭게 잘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7세 고시·영어유치원은 학대' 지적에 동의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상 영어학원인 영어유치원이 아이들을 고통스럽게 내모는 문제에 몇몇 의원들이 관심을 두고, 최근엔 '7세 고시'라 불리는 입학시험을 없애겠다는 선언도 나왔다"며 "일종의 아동 학대일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고민한 게 있는지"를 물었다.
최 후보자는 "백 번 공감한다"며 "(자신이 교육감으로 재직한) 세종시교육청은 2014년 처음 출범하며 유아에 대한 외국어 교육 자체가 아동 학대일 수 있다고 판단해 국립 유치원 등에선 영어수업을 일절 하지 못하게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가 교육 과정 전체로 볼 때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공부해도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사회적 합의, 설득의 과정은 필요하겠다만, 유아들에게 너무 조기에 외국어를 가르치는 일에는 조처를 해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당 정을호 의원은 "학생 역량이 뛰어나도 소득 수준이 낮으면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할 확률이 최소 70%라는 연구가 나왔다"며 "의대, 로스쿨 신입생 절반 이상이 억대 연봉 가구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교육 불평등 해소 방안을 묻자, 최 후보자는 "국가에서 당연히 책임있게 지원해야 된다"며 "장학금을 더 늘리거나, 로스쿨 등에 대해선 경제 사정으로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 후보자는 또 이공계 진학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현 정부는 세계적인 경쟁에 압도적인 진입을 하기 위해 AI(인공지능) 3대 강국을 제시한다"며 "AI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전문 인재 양성이 매우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이 자기 소질과 상관없이 의대 등에 쏠리는 현상은 사회가 다 같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교육부에서도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두고 그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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