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을 만나 "엄청난 문화적 가능성을 보여줬다.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K팝, K컬처의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길게 보고 문화산업을 키우도록 문화적 토양에도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개된 아리랑TV <케이팝 더 넥스트 챕터(K-Pop:The Next Chapter)> 프로그램에 출연해 매기 강 감독,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지효·정연, 음악 프로듀서 겸 디제이 알티(R.Tee), 음악평론가 김영대 등과 함께 문화산업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다. 방송은 아리랑 국제방송에서 사전 녹화를 진행해 송출했다.
이 대통령은 '케데헌' 감상 후기에 관해 이야기하다 "우리가 가진 힘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 호랑이 민화에서 영감을 받은 걸로 알려진 캐릭터 '더피'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우리 민족이 제일 무서워하던 동물, 제일 무서웠던 존재인 호랑이를 사랑스럽고 귀엽게 변화시켰다"며 "있는 그대로 우리의 것을 전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5살 때 가족과 캐나다로 이민 간 매기 강 감독이 학교 선생님이 한국을 "덜 발전한 나라"로 인식해 충격받은 일화를 언급하며 "우리나라를 살려주고픈 마음이 생겼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문화가 강한 나라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살벌한 정치 현장에서도 응원봉으로 가뿐하게 제압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우리는 음악과 춤으로 (정치적 저항을) 한다. 원래 폭동을 일으키는데, 응원봉을 들고 춤을 춘다. 너무 아름답다"고도 했다.
또한 문화예술 분야 발전 방향에 관한 고민을 언급하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큰 거목이 자라려면 풀밭이 잘 가꿔져야 한다. 순수 예술, 문화 분야에 대한 지원이나 육성도 정말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문화는 자유로움을 본질로 하는데, 정치권력은 통제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김대중 대통령이 공식화했는데, 잘 안 지켜진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블랙리스트"라며 보수정부 시절 진보적인 문화예술인을 탄압한 블랙리스트 사태를 떠올렸다.
이 대통령은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고, 물도 많이 줘서 잘 자랄 수 있게 해 그 안에서 경쟁하고, 새로운 영역도 생겨나도록 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문화가) 대한민국 핵심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기회조차 못 갖는 분도 아주 무수하다.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이런 토대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각 예술 분야에 기회를 골고루 만들어서 누구나 한번은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세심해야 한다"고 역할을 강조했다.
'음악으로 위로받은 경험이 있나'라는 진행자 장성규 아나운서의 물음에 이 대통령은 "괴롭고 슬플 때 음악으로 많이 위로받고, 격려받는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작년 겨울 험난한 시기에 우리는 주로 노래를 부르며 지나왔다"고 탄핵 국면 속 광장을 소환했다. '힘든 시절 위로된 노래'에 대한 질문에는 "상록수"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소외, 갈등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문화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하며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살겠나. 공감하고,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표현하고, 느끼는 자기 정화의 시간이 필요한데 문화예술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게 중요한 미래 과제고, 얼마나 빨리 선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문화 역량, 문화 잠재력은 정말 뛰어나다"며 "자랑스러운 문화 국가, 문화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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