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청년 세대의 비판 여론에 대해 "제가 몇 번의 사과를 한다고 2030이 마음을 열겠나"라고 한 데 대해 여권 내에서도 "적절치 않았다", "대국민 메시지를 조금 더 가다듬어 줬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은 19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대표가 '(사면이 대통령 국정지지율 하락에 미친 영향은) 'n분의 1'이다'라고 하는 말씀이나 그리고 '2030에게 사과한다고 마음이 바뀌겠냐'고 하시는 말씀이나 조금은 적절치 않았다는 생각"이라며 "사과를 (받고) 화해를 할지 용서를 할지는 2030세대가 판단할 일이지 조 전 대표가 지레 '마음 바뀌겠어?' 이렇게 얘기하실 문제는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정치인은 필요하면 10면, 20번도 사과하고 마음을 풀고 민심을 돌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게 정치인"이라며 "그냥 '나는 내 할 일 하고 나중에 언젠가 나를 이해하겠지'라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 전 의원은 조 전 대표가 여론조사상 이재명 대통령 국정지지도 하락에 자신의 사면이 미친 영향을 두고 'n분의 1'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스스로 자신의 영향력을 많이 낮추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조 전 대표를 사면해 주는 것이 맞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었던 입장에서 생각보다는 여파가 크고 오래 간다는 생각"이라며 "하락폭이 2주를 합치면 10%(포인트)가 넘었다. 그러면 심각하게 봐야한다. 옛날에는 대통령 주변에서는 지지율이 2%만 빠져도 분석하느라고 난리가 났었다"고 했다.
그는 "1~2%도 아니고 상당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면 이후 국정운영에 있어서 상당히 짐이 된 건 사실"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성공하셔야 된다'고 말씀만 하지 말고 지금 생각도 많이 해주시고, 민주당과 집권 여당에 대한 배려도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구체적으론 "대국민 메시지를 좀 더 가다듬어 줬으면 좋겠다", "'나 때문에 국민적 논란이 있었고 상처 입은 분들이 있는 데 대해서 사과한다. 그리고 나는 그 부분에 대한 명백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 더 좋은 정치를 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조 전 대표는 전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에 대한 청년세대의 민심 이반에 대한 사과 의향을 묻는 질문에 "비판을 받아들인다"면서도 "제가 몇 번의 사과를 한다고 2030이 마음을 열겠나"라고 했다. 또 자신의 사면이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n분의 1 정도의 영향"이라며 "일부 언론과 정치인, 국민의힘 쪽은 '조국 사면 때문에 모든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보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을 비판했던 금태섭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조 전 대표를 겨냥 "조국 사태 이후 6년이 흘렀지만 조국은 아직도 동문서답을 한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조 전 대표가 전날자 <한겨레> 인터뷰에서 "2030세대가 저에 대해 가진 불만은 이른바 '입시비리' 문제에 대한 불만일 것"이라며 "제가 '죄송하다,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한다고 해서 그분들의 마음이 풀리진 않을 거라는 걸 잘 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이 답변은 그 자체로 '2030세대'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조 전 대표의 인터뷰 답변에 대해 "조국 사태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분노의 원인을 '입시에서 조국의 자녀들에 비해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불만을 느낀 것'이라고 치부함으로써 마치 젊은 세대가 주로 이해관계 때문에 '삐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전혀 그런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특히 조 전 대표가 해당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제 행동과 실천으로 그분(청년)들의 고통을 완화해주고 그분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뭔가를 한다면,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 데 대해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반성은커녕 가타부타 확인도 안 하는 사람이 '뭔가를 해주겠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오만이 어디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2030세대가 화를 내는 것은 고작 '입시에서 불이익을 입었기 때문'이 아니다. 기성세대, 586들의 위선과 거짓말, 회피가 너무나 혐오스럽고 싫은 것"이라며 "그걸 깨닫지 못하고 동문서답을 계속하는 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신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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