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경제를 견인해 온 동부권 석유화학 산업과 철강 및 이차전지 산업이 전례없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의 유탄을 맞은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산업과 광양지역철강산업은 불황의 늪에 빠졌고, 미래 산업으로 각광을 받던 이차전지 분야도 전기차 시장 '캐즘'에 갇혀 주춤거리고 있다. <프레시안>은 현재의 동부권 위기를 타개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라남도의 대응책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형 중장기 사업 등을 살펴보는 연속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전남 동부권 주력산업이 위기에 놓인 가운데 전남도는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추진하는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 등에서 미래 산업의 희망을 보고 있다.
29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은 전남과 광주,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매력있는 관광자원을 관광 명소화해 '하루 더 머무는 여행지'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2024년부터 10년간 추진되며 총 사업비는 3조 64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전남은 56개 사업에 1조 3020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그동안 광역관광 개발은 하드웨어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난 뒤 후속 조치로 진흥사업을 하는 방식으로 추진됐지만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은 개발사업과 진흥사업이 동시에 추진된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관광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단순히 건물을 짓고 도로를 놓는 기반 시설 위주 개발에서 벗어나 기존 지역에 있는 관광·문화자원과 엮어 특색있는 관광상품을 만들거나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전남 동부권이 가진 여건을 고려할 때 지역 관광산업 발전의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동부권은 수많은 섬과 긴 해안선, 넓은 갯벌 등 아름답고 다양한 해양 자원은 물론 내륙의 지리산, 조계산, 백운산 등 명산이 즐비하다.
또 힘차게 흐르는 섬진강을 끼고 있고 대한민국 대표 생태관광지로 우뚝 선 순천만국가정원, 수많은 국보와 보물을 보유한 유서깊은 사찰 등 다양한 역사·문화 자원을 안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관광자원은 2023년 6300만 명의 전남 관광객을 끌어온 원동력이 됐다.

이처럼 다양한 지역 자원을 꿰어 내는 것이 바로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으로 핵심이다.
동부권 지자체별 주요 개발사업을 보면 먼저 여수는 화양면 일원에 여수~고흥을 잇는 일레븐 브릿지와 연계한 뷰티·스파 등 해양 웰니스관광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213억 원을 투입하며 2026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순천은 갯벌치유 관광플랫폼 조성이 핵심이다. 순천만의 블루카본, 생물다양성 등을 활용해 생태관광을 선도하고 관광콘텐츠의 고급화를 수행하는 생태문화환경 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2027년까지 순천시 교량동 일원에 319억 원을 투입해 갯벌치유힐링센터와 휴양시설, 야외공원 등이 설치된다.
광양은 진월면 망덕리 일원에 144억 원을 투입해 워케이션센터와 휴게정원, 미디어아트파크 등을 조성하는 '아트케이션 관광스테이' 확충사업이 2027년까지 추진된다. 광양읍 인서리 일원에는 59억 원을 들여 미디어아트 관광명소화가 진행된다.
구례 지역은 구례읍 봉서리 일원에 섬진강과 인접한 그린케이션 관광스테이 확충 사업이 2027년까지 진행된다. 워케이션센터와 공원 등이 조성되며 총 사업비는 218억원이 투입된다.
또 구례군 간전면 일원에 '섬진강 레인보우워크 관광경관 명소화' 사업이 진행된다. 현재 설계용역을 추진 중이며 106억 원을 투입해 전망대를 건립하게 된다.
고흥군 지역은 오는 2027년까지 도덕면 용동리 일원에 '선셋가든 관광경관 명소화' 사업이 추진된다. 106억 원을 들여 해안 조망이 가능한 드라이브 관광경관 명소를 개발하게 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관광객은 시·도 경계를 따지지 않고 여행계획을 세운다"며 "전남권의 아름다운 관광자원을 구슬처럼 엮어내면 10년 후면 관광수도로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부권 광역개발사업과는 별도로 전라남도는 여수권에 2조 5500억 원이 투입되는 경도·화양지구의 글로벌 관광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2026여수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해 여수를 K-관광지 대표 세계적 핫플로 육성할 계획이다.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그동안 중단됐던 연륙교 공사가 재개되고, 307실 규모 5성급 호텔을 비롯해 리조트와 빌라형 콘도 등 총 929실 규모의 숙박시설 건립, 초등학교 이전과 함께 1조 5000억 원이 투입되는 휴양·레저 인프라 조성 등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여수 화양지구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206m 규모의 인피니티 사계절 수영장과 화양 복합관광단지 핵심 시설이 될 '힐&테라스콘도' 개발이 본격 추진된다. 약 1조 524억 원이 투입된다.
전남도는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섬의 가치와 미래를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지원 사업비를 대폭 확대하는 등 성공 개최에도 온힘을 쏟고 있다. 248억 원의 직접 사업비 외 추가 428억 원을 지원해 국제행사에 걸맞은 전시와 연출 콘텐츠를 다채롭게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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