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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성소수자·하청노동자 "광장 지운 기득권 양당의 정치 실패가 '혐오' 이준석 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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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장애인·성소수자·하청노동자 "광장 지운 기득권 양당의 정치 실패가 '혐오' 이준석 낳아"

소수자들, 노동·장애·빈곤·기후·성소수자·교육·농업 등 개혁 의제 회복 요구

6.3 조기 대선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두고, 여성·장애인·성소수자, ·사내하청 노동자·특수고용 노동자 등 정치적 소수자들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나중은 없다. 더 이상 광장이 지워진 대선을 지켜볼 수 없다"며 "소수자 인권 보장 없이 새로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고 외쳤다.

이들은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회단체 너머서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외침이 지워진 채 맞이할 정권교체는 새 정권의 껍데기만 쓴 채 기존 정책을 지속하는 것일 뿐"이라며 대선 후보들에게 "광장을 지우지 마라. 사회대전환을 실현할 공약을 당장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견은 지난 27일 대선 TV 토론에서 여성혐오 발언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사퇴 요구로 시작됐다.

김진억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장은 "대선 TV 토론에 비전과 정책은 찾아볼 수 없고, 네거티브와 혐오만이 난무한다"며 "그나마 정책과 비전을 얘기한 후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준석 후보는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용납할 수 없는 네거티브, 혐오, 성폭력을 자행했다"며 "저런 이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너머서울 등은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과세계

윤미영 서울여성회 사무처장은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며 반여성 정치를 일삼던 윤석열에게 분노한 여성들은 탄핵 광장에서 앞장서 성차별주의자 윤석열을 끌어내렸다"며 "그 사이에도 60명의 여성이 죽임을 당했다. 적어도 여성들이 폭력으로 맞아 죽는 사회는 아니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어 "여성들이 폭력과 혐오로 죽어가는 현실에서 이준석 후보 발언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혐오 정치인은 즉각 사퇴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여성 폭력 해결에 나중은 없다. 여성 폭력, 정치가 책임져라"고 요구했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이준석 후보 발언의 원인을 "참담히 실패한 정치"에서 찾았다. 그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3년 전 국회 앞 46일의 단식농성을 했고 시민들은 동조 단식을 하는 등 연대를 보여줬다"며 "그럼에도 정치는 참담히 실패했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 결과 우리는 지난 3년 더욱 심해진 차별로 숨 쉬듯 혐오에 노출된다"며 "지금처럼 이 구호가 적절한 때가 없다. 대선 후보들은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을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심기용 무지개행동 집행위원도 "윤석열 내란을 적극 옹호하며 법원을 부순 극우 폭동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랜 기간 혐오와 증오를 선동하던 이들을 방치한 결과, 민주사회를 위협하는 극우 조직으로 성장했다"며 "내란 이후 한국 사회는 혐오와 증오에 중독된 지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는 극우 조직이 성소수자를 혐오하며 결속과 동력을 만들어내고 거대 양당이 이 상황을 외면하는 구도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데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혼 법제화, 트랜스젠더 성별인정법 제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너머서울 등이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에서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노동과세계

차별, 혐오 방치에 붕괴하는 교실… "더 나은 공동체 보여야"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운영위원은 "공교육 교실 공동체는 벼랑에 몰렸다"고 전했다. 그는 "청소년들은 계엄과 윤석열 탄핵을 지켜보며, 서로 복도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 일명 '좌파 우파 놀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유튜브 시청과 알고리즘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고, 혐오발언을 따라하고, 여성, 소수자, 장애인, 이주민을 혐오하며 윤석열 만세, 트럼프 만세를 외치는 청소년들이 학교 '인싸'가 된다"고 말했다.

여 운영위원은 "교사들은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려 죽고, 학생들은 극우화돼 약자를 혐오하며 학부모들은 학교 공동체를 믿지 못해 사교육에 월급을 쏟아부으며 허덕인다"며 "저출생의 원인은 언제나 과잉 사교육과 만연한 능력주의 사회에 대한 불안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번 선거는 정권 교체, 단순한 사람 교체가 아니라 사회대전환의 길로 나아가자는 광장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선거여야 한다"며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공동체, 불평등, 차별,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광장의 스크럼을 짜는 대선이 되는 걸 확인시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8일 '탈시설 사회'를 요구하며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 고공농성에 올랐던 박초현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울지부 공동대표는 "세계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 우리는 국회에서 투쟁하고 있었고, 계엄이 선포되자마자 국회 앞으로 달려갔다"며 "윤석열 씨가 없애버리고 싶은 사람 중 한 사람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우리는 시민들과 힘을 합쳐 막아야 했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우리는 빼앗긴 권리를 되찾기 위해 여전히 투쟁한다. 장애인의 노동권, 탈시설 자립권을 약탈하는 '윤석열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투쟁한다"며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에 함께하라! 자유로운 삶, 탈시설권리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2022년 처우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31일간 1세제곱미터(㎥) 부피 구조물에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 농성'을 했던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한화오션 사내하청 노동자)은 "22년 투쟁은 공익파업으로 인정받았음에도, 하청 노조의 파업은 여전히 불법"이라며 "노조법 2, 3조 개정 없이 하청 노동자가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없다면, 이는 계속 반복될 일"이라고 말했다.

유 조합원은 "모든 노동자가 자신의 임금과 고용 조건을 결정하는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노동자 시민으로서 자격 부여"라며 "그렇기에 우리는 노동 현장에서 노조를 만들고 치열히 투쟁한다"고 밝혔다.

대리운전 기사로 일했던 김주환 비정규직이제그만 소집권자는 "유력 주자라는 두 정당 중 하나(국민의힘)는 정리해고제와 지금 문제가 되는 파견법을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하려다 거부당한 정당이고, 하나(더불어민주당)는 그 뒤에 정리해고제를 통과시키고 이 땅의 비정규직을 이렇게 늘린 정당"이라며 "그래서 지금 1100만 명이 넘는 절절한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과 목소리를 얘기하지 않는다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없애고 처참한 노동 현실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내란 종식"이라며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하라"고 외쳤다.

▲5월 28일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대선지우개'가 적힌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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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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