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의혹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오요안나 전 문화방송(MBC) 기상캐스터의 어머니 장모 씨가 오 씨의 사건이 정쟁화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정치권에 진실 규명을 호소했다.
장 씨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당 싸움으로 인해 우리 딸의 이름이 안 좋게 거론되는 게 싫다"며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밝혀진다면 부모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요청했다.
그는 "이태원 사고, 세월호 사건, 채 상병 사건의 부모님들을 볼 때 저 부모님들 어떻게 살지 생각했는데, 제가 당사자가 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그런데 아이가 가고 보니까 그분들의 마음을 알 것 같고, 아이를 따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을 향해 "진실 규명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모든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장 씨는 MBC를 향한 원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처음 MBC가 우리에게 '준동'이라는 말을 해 상처를 받았고, 제대로 사과한 것도 없다"면서 "국회에서 부장이라는 분이 사과를 하긴 했지만 우리는 오히려 더 외롭고 혼자 싸우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MBC는 오 씨 의혹이 불거지자 공식 입장을 내고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며 고인의 죽음을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안나가 대한민국 청년으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MBC에서 선배들이 도와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다"며 "우리 안나가 잘못했든, 기상캐스터들이 잘못했든 저희가 갖고 있는 증거로 내놓듯 그쪽에서도 (증거를) 내놓고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MBC 측에서는 박미나 경영본부장이 출석해 "회사 차원에서는 국회에서 사과한 것이 공식적인 첫 사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가 다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유족분들께서 하시는 얘기를 겸허히 경청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나 프리랜서에 대해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안을 위해 조금 더 열심히 움직여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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