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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개헌에 '신중론'…"필요성 공감하나 졸속 추진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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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개헌에 '신중론'…"필요성 공감하나 졸속 추진 피해야"

경실련 "각 정당 대선 기간 중 개헌 로드맵 제시한 후 추진해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선‧개헌 동시 투표' 제안을 사흘 만에 철회한 가운데, 시민사회 내에서도 개헌 논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기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일 성명을 내고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논의는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하지만, 졸속 추진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사흘 전 우 의장이 '6월 3일 대선 당일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자'며 국회 헌법개정특위 구성을 제안한 데 대해 "취지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 다만 대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시행하는 방식은 권력구조 개편에만 논의가 집중되거나, 국민적 숙의와 공감대 없이 졸속 개헌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대선 이후 개헌 동력이 사라지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하여, 대선과 함께 권력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2차 개헌을 추진하자는 방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려가 존재한다"며 "이렇게 될 경우 현실적으로 2차 개헌의 추진이 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며, 선거 시점에 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왜곡될 우려가 존재하며, 또 이로 인한 정치적 반발을 살 수 있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정작 권력구조 개편의 방향에 대하여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 자문위(국회의장 직속 국민미래개헌자문위원회)가 검토 중인 책임총리제와 대통령 4년 중임제가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실질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각 정당이 대선 기간 중 개헌의 로드맵과 주요 내용을 국민 앞에 명확히 제시한 후, 대선 후 정치권이 축적된 개헌 논의를 바탕으로 개헌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날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공동주최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의 의미와 과제 모색' 좌담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제시됐다.

조영호 서강대학교 교수는 "12.3 계엄 사태는 헌법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 형태 문제도 아니다. 오히려 헌법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다시 '헌법을 개정하자, 이걸(개헌안을) 받아라 말아라' 이런 식의 논의, 시민들 차원 혹은 국민적 차원의 논의도 없는 상태에서 이걸 하자는 말은 굉장히 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조 교수는 "1987년도에 대통령 직선제를 당길 때만 해도 1985년부터 이제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많았다. 그래서 1987년에 짧게 한 번에 빨리 합의를 했던 것인데, 그것도 사실 몇 달이 걸렸다"며 "그런데 지금 갑자기 몇 달 뒤에 (개헌을) 하자라는 식의, 또 대상도 없는 상태에서 하자라는 제안 자체가 동의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급하게 개헌을 추진한다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가 어렵다"면서도 "공론화하고 숙고하는 시간이 굉장히 필요하다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 사무처장은 특히 "시민, 주권자가 공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의 설계가 개헌 논의에서는 굉장히 가장 핵심"이라며 "정치 구조 개혁을 포함해서 기후 위기라든가 디지털 전환 문제 등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위기에 대응하는 개혁의 방향들을 논의하는 과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우 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이 '당장은 개헌 논의보다 정국 수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헌이 국회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이라면 사실상 합의가 불가능하다"며 "국민적 공감대에 기초한 제(諸)정당의 합의로 대선 이후 본격 논의를 이어가자"며 지난 6일 했던 대선·개헌 동시 투표동시투표 제안을 사실상 철회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다음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승리의날 범시민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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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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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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