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오는 14일 '윤석열 탄핵' 디데이(d-day) 준비가 착착 이뤄지고 있다. 따뜻한 커피 선결제·나눔은 물론 '키즈버스'가 마련됐다. 또 야광봉은 "K-직장인이라면 가방 안에 품고 다녀야 하는" 필수품이 됐다.
'서울시민 16개월 지우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권 씨는 최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지난주 토요일(7일) 기저귀 갈 곳도 없고 아이는 오래 안겨 있는 거 힘들어해서 집에 빨리 갔다"며 아이 500일 기념 여행비를 털어 45인승 대형버스를 전세 냈다고 밝혔다.
이름하여 '키즈버스'. 권 씨는 자신과 같은 영유아 부모들을 위해 오는 14일 '키즈버스'를 국회 앞 인근에 주차해 놓고 아이들과 부모들이 몸도 녹이고 편의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이 용변을 용이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국회 앞 화장실 위치를 안내한 '여의도 화장실 지도'도 나왔다. 비영리단체 커뮤니티매핑센터를 운영하는 임완수 미국 메헤리 의과대학 교수가 서울시 공공데이터 등을 활용해 만들었다. 지난 7일 국회 인근의 한 호텔은 '외부인 화장실 사용 불가'를 내걸었다가 시민들의 비난과 별점 테러에 다시 개방한 일도 있었다.
시민들의 '커피 선결제·나눔'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방송(KBS) 인근 베이커리 카페에 따르면, 한 50대 남성이 지난 10일 전화로 커피 1200잔 가격인 500만 원을 선결제했다. 엑스(X)에는 결제 내용이 적힌 영수증과 함께 커피 주문 코드가 공개됐다. 커피뿐 아니라 김밥, 빵, 에너지바 등 선결제·나눔은 지난 7일 이후 새로운 시위 문화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시민들은 또 '시위·집회 준비물'이라며 집회 물품을 리스트로 공유하고 있다. 엑스 이용자들은 한겨울 추위 대비를 위한 모자, 마스크, 목도리, 핫팩을, 체력 보충을 위한 생수, 초콜릿, 에너지 바를, 이 외에 약간의 현금과 휴지 등을 준비물로 꼽았다. 한 엑스 이용자는 "응원봉 건전지 새 거 넣고 1시간 반 정도 갔다"며 AAA사이즈 배터리도 목록에 추가했다.
집회 경험자들의 집회 '꿀팁'도 공유되고 있다. '핫팩을 양 옆구리에 하나씩 붙이면 따뜻하다', '물은 조금씩만 마시는 게 좋다. 화장실 들락날락하기 힘들다', '짐은 가볍게, 생각보다 상당히 힘들다', '깃발은 세로 1미터, 가로 1.5미터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등을 조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4일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이동기지국을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통신 3사도 여의도 29대, 광화문과 서울시청 일대 6대, 용산 1대 등 이동기지국 36대를 배치할 계획이며 국회 인근에는 간이기지국 39대를 추가 설치한다.
'엔드'라는 이름의 엑스 이용자는 야광봉은 "평범한 K-직장인이 가방 안에 품고 다녀야 하는 것"이라며 "언제 어떻게 집회 장소로 떨어질지 모르니 그때 품에서 꺼내야 하는 필수품"이라고 말해, 불안한 정치 상황을 실감케 했다.
한편, 탄핵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13일 서울지방경찰청, 서울특별시, 영등포경찰서, 영등포구청에 집회 안전 관리를 위한 당부 사항을 전달했다. 세부 내용은 △안전관리 계획 수립, △집회 참여자의 통행로 확보, △인파 밀집 구역에 대한 안전관리, △교통약자(휠체어, 노약자 등)의 접근권 보장, △성추행·폭행·집회방해 행위 등 차단, △구호차량 진입로 확보 및 위급상황 대응, △화장실 확보, △미참여자의 우회로 및 교통통제 안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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