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출동한 경찰이 학생들을 상대로 "나중에 아기도 낳고 육아도 하실 분들이…"라며 성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학생들의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발언에 대해 학생들이 흥분한 것"이라며 해당 발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12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암경찰서는 전날 저녁 성북구 동덕여대 시위 현장에 출동해 본관 건물에서 소화기 등 집기를 사용해 총장실 문을 부수려고 내려치는 학생들을 제지했다. 학생들은 학교 본부가 학사구조 개편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어떠한 소통도 없이 공학전환 사안을 논의했다며 연일 집단행동을 해오고 있다.
경찰은 제지 과정에서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들 선생님 되시고 나중에 아기도 낳고 육아도 하실 분들이…"라고 발언했고,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크게 반발했다.
종암경찰서 관계자는 1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당시 발언에 대해 "학생들의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이도 낳고 육아도 하실 분들이 어떻게 (아이들을) 교육하려고 그러세요?'라고 발언한 건데 학생들이 아이 이야기가 나왔다고 흥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 또는 입장을 낼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학생들이 발언에 대한 앞뒤 맥락이 아닌 발언 자체를 문제 삼고 있어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경찰 측이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여학생들에게 이런 식의 성 역할을 논하는 게 적절한가 생각될 정도로 학생들의 반감을 사는 발언"이라며 "경찰이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동덕여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학 전환에 대해 교무위원회 보고 및 논의를 거친 뒤 모든 구성원들과의 의견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학 전환이) 아직 아직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교무위원회 이전부터 학생들의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며 "본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