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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지하철 정비 노동자 혈액암 집단 발병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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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지하철 정비 노동자 혈액암 집단 발병 알고 있었다

오세훈 시장,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수립" 지시

서울교통공사가 차량 정비 노동자들의 혈액암 집단 발병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사 측은 노조 측과 지난 3월 근속 15년 이상 노동자에 대해 혈액암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5일 <프레시안>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교통공사 차량분야 유기용제 관련 노·사 실무합의서'를 전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노동안전국장 전양규'와 '서울교통공사 산업안전처 처장 정범채'의 서명이 담긴 3월 19일 자 합의서에는 '차량본부(정비분야) 유기용제 노출로 인한 직원들의 혈액암을 예방하기 위해 2024년 중 검사를 실시한다'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하여 노·사 간사간 협의하여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지금까지 차량 정비 노동자 7명(지축 차량정비 4명, 군자 차량정비 2명, 신정·창동 1명)이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이 중 3명은 사망했으며, 2명은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승인을 받았다. 산재승인을 받은 2명의 노동자와 같은 사업소에서 일하던 황○○ 씨 또한 현재 산재승인 절차를 밝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축 차량정비 노동자의 발병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 자동차 페인트 작업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는 점, △ 3호선과 4호선 전체 정비에 따른 노출 빈도 증가, △ 시너를 포함한 유기용제 사용 등을 들었다.

노조는 특히 회사 이름만 바꾼 채 용역입찰을 하는 방식의 외주화를 지적하며 "회사 이름은 바뀌어도 노동자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도장작업 시 외주 노동자는 유기용제 노출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주 노동자의 경우 "건강상의 영향이 있을 때, 직장을 그만둬 문제가 축적되지 않고 숨겨진다"고 했다. 현재 3~8호선의 도장작업은 전문 위탁 업체가 맡고 있다.

이에 노조는 공사와 차량정비 노동자 중 근속 15년 이상 83명을 대상으로 올해 안에 혈액암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오세훈 시정 1기(2006년~2011년) 당시 인력 감축에 따른 위험의 외주화가 가중됐다며 오세훈 시정 2기(2021년부터 현재)의 안전인력 감축 계획을 반대하는 총파업을 두 차례 진행했다.

▲ 2023년 11월 15일 서울교통공사노조 조합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2차 총파업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공사 측에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수립을 지시했다.

공사와 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일반 사기업처럼 노동자와 책임 소재를 따지는 등 산재 처리나 소송 과정에서 대립하거나 고통을 주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서울시 공기업으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노동자를 보호하고 사안을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또 이번 사안을 방어적으로 접근해선 안 되며, 사측이 더 적극적으로 원인을 밝혀내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 '서울교통공사 차량분야 유기용제 관련 노·사 실무합의서'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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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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