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휴대전화에 저장된 성관계 영상으로 남편의 내연녀를 협박한 30대 여성에 대해 법원이 선고를 유예했다.
지난달 31일 대구지법 형사12부 어재원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5·여)씨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는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남편과 내연녀 B씨가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받은 성관계 영상을 보게 됐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B씨에게 "영상을 유포해 BJ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협박과 3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 B씨는 "제 잘못을 인정했지만, 협박을 당하던 순간이 지금도 기억난다"며 엄벌을 탄원했다. 검찰 역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범죄 치료 프로그램 수강·이수와 5년간 취업제한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남편과 5년 연애를 거쳐 결혼했고, B씨와 남편의 외도로 결혼 1년도 채 되지 않아 파경을 맞이했다"면서 "외도를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으며 고소까지 당하며 인생이 망가졌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로부터 받은 돈은 상간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받은 합의금으로 보인다"며 "정신적 고통, 범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경위에 참작할 요소가 있는 점, 재범 위험성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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