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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좌장' 정성호 "종부세, 지금 폐지할 수는 없다.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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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좌장' 정성호 "종부세, 지금 폐지할 수는 없다. 신중해야"

野 지도부 논의 착수…이재명도 "22대 국회에서 세법 논의 필요" 입장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는 가운데,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이 "종부세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교부세로 지방에 교부되기 때문에 이걸 지금 폐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중도층을 겨냥해 종부세 완화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원칙론을 제기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다만 정 의원은 부동산 세제 전반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도 22대 국회에서 종부세를 포함한 세법 관련 종합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체적으로 부동산 세제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는 생각을 좀 하고 있다"면서도 "일각에서 얘기하는 종부세 폐지 문제라든가 또는 1가구 1주택자 폐지 문제는 신중해야 될 측면이 있다"고 당내 제기되고 있는 '종부세 폐지' 주장에 신중론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부자세'로 꼽히는 종부세는 종합토지세 외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주택과 토지 소유자에 대해선 누진세율을 별도로 적용한 세금이다. 2022년 말 기준 국내 전체 주택 1915만6000호 중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 수는 1643만20000호, 소유자는 1531만 명이다. 이 중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41만 명으로, 주택 소유주 전체의 2.7%만이 종부세를 납부하고 있다.

정 의원은 "(부동산 세제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을 해야 될 문제이지, 지금 단순히 1가구 1주택자는 무조건 폐지한다든가 또는 종부세 자체를 폐지하는 문제만 논의할 수 없다"며 "폐지보다 보완돼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많은 국민들은 대부분 (종부세 납부대상에) 해당이 되질 않는다"며 "그런데 국민 전체에게 굉장히 세금 부담을 주는 것처럼 그런 상징적인 어떤 프레임이 만들어져서 이건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다만 지금 2005년도에 도입된 이래 종부세 관련해서 논란이 굉장히 많았고 처음 취지하고 많이 바뀌었다"며 "예외규정도 너무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한번 여야가 합의해 갖고 방안을 만들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에서 '종부세 폐지'에 대한 교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지도부 차원에서 이렇게 교감을 갖고 또는 공감대가 형성하거나 그러지는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22대 국회에서 종부세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식 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종부세 문제를 당 차원에서 지금 논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면서도 "차제에 종부세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 당 지도부에 많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2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 당시 종부세 완화 관련 논의를 했고, 특히 이재명 대표도 종부세를 포함해 세법과 관련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종부세 개편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은 있다는 이야기를 (27일 최고위 당시)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민주당에서는 종부세 폐지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친명계 박찬대 원내대표가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한 것이 시작이었다.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도 <신동아> 인터뷰에서 "저는 대표적으로 종부세(종합부동산세) 폐지했으면 좋겠다", "종부세가 상징처럼 돼버려서 민주당은 집 가지고 부자인 사람을 공격하는 세력처럼 됐다"고 했다.

당 정책을 총괄하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27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장의 이유 때문에 폐지하자거나 이럴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그 어떤 정책도 얼마든지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검토돼야 하지만, 그것이 갖고 있는 가치와 지향까지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진 의장은 다만 "원내대표께서도, 또 최고위원도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시니 이 문제에 대한 당내 논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들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과 달리 종부세가 도입된 취지와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논의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시민사회에서는 우려가 나왔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민주당을 향해 "조세공평을 훼손하는 종부세 폐지 주장을 중단하고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민생안정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실거주 1주택에 한 해 종합부동산세를 제외하자'고 주장하며 나서자, 이에 질세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가구 2주택 종부세까지 폐지하자며 거들었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종부세 재설계론’을 꺼내들었다"며 "일각에선 아예 종부세를 폐지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

경실련은 "종부세 폐지 논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수 차례 종부세가 개악되면서 종부세 과세표준이 주택가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주택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종부세가 더 이상 일부 자산가들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전 국민이 과세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세청의 세수통계는 종부세가 여전히 소수의 자산가들이 부담하는 세금이란 점을 잘 보여준다"며 "종부세가 '중산층 세금폭탄'이라는 주장은 황당한 기만", "종부세 폐지는 자산가들을 위한 부자 감세"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이미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 원으로 상향하고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1주택 이외의 주택에 대한 기본공제도 9억 원으로 인상하는 등 종부세의 정책세제로서의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2023년 수십 조 원의 세수결손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 안정적인 세수 확보 측면에서도 종부세 폐지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치권의 종부세 흔들기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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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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