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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논란'에 호주 주 의원 "이 대사 임명, 호주에 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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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논란'에 호주 주 의원 "이 대사 임명, 호주에 무례"

호주 내 진보·보수 단체 이 대사 임명 둘러싸고 갈등…한인회 "분열·대립에 심각한 우려"

정부가 지난해 7월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駐)호주 한국대사로 임명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호주 한인 사회에서 이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호주 주 의원도 임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이 대사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국제적 차원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23일(이하 현지시각) 호주 촛불행동은 수도 캔버라 연방의회 앞 잔디광장에서 이 대사의 임명을 철회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국 총집합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13일에도 이 대사의 부임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시위에 호주 여당인 노동당 소속의 캐머런 머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WS)주 상원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머피 의원은 "한국이 이 대사를 이곳 대사로 임명한 결정은 호주뿐만 아니라 호주 한인들에게도 무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물론 호주에 누구를 파견할지는 한국의 선택이지만, 그가 대사로 임명됨으로 인해 중요한 수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명에 대한 결정을 심사숙고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머피 의원은 "호주는 더 나은 대사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 한국 정부가 이 중요한 선택을 심사숙고할 것을 촉구하며 이 대사는 한국에서 조사를 받고 한호 관계에 도움이 되는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길 바란다"고 밝혔다.

▲ 23일(현지시각) 호주 촛불행동이 수도 캔버라 연방의회 앞 잔디광장에서 이 대사의 임명을 철회하라는 '전국 총집합 시위'를 개최한 가운데, 호주 여당인 노동당 소속의 캐머런 머피(가운데) 뉴사우스웨일스(NWS)주 상원의원이 시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촛불행동 TV 유튜브 갈무리

호주의 정치권 인사까지 이 대사의 임명에 대해 사실상 임명 철회를 발언하면서 호주 내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호주 내 한인 간 갈등 양상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국제자유주권총연대 호주 협의회'를 비롯한 '재호 범 애국교민 단체 일동'은 이 대사의 부임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호주탑디지털뉴스>에 광고로 게재했다.

이들은 "호주의 대다수 애국동포들은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특별대사 임명과 부임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 대사에 대한 임명 반대는 "아그레망을 몇 달 걸려 신임장을 받은 대사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요 외교 결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분란의 근본적 원인은 더불어민주당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그리고 종북 주사파 단체가 합작이 되어 국익보다 '내로남불' 식으로 자행한 집단이기주의를 추구한 것"이라며 "공수처의 형평성과 공정을 벗어난 수사 지연 및 여기에 MBC를 비롯한 여러 방송이 선동하여 여론조작을 통한 '국가기강 흔들기'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이처럼 호주 한인 사회가 분열 양상을 보이자 21일 호주 한인회는 위 매체에 "공동체의 화합과 관용을 강조하는 3월 21일 호주 하모니데이를 맞아 10만 교민을 대표하는 시드니한인회는 최근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분열과 대립 양상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이종섭 대사의 부임에 찬성 또는 반대를 표명하는 '일부 교민'의 적극적 활동을 두고 마치 시드니 한인사회 전체가 일어난 것처럼 호도, 과장하는 몇몇 한국 언론에 대해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최극소수'를 제외한 99900명이 넘는 절대 다수 교민은 이종섭 대사의 부임에 철저한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고 밝혔다.

한인회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이종섭 대사의 부임에 대한 '최극소수' 호주 교민의 찬반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모국의 정당들에게 호소한다"며 "보수 진보 양 진영으로 나뉘어 사사건건 극한대립을 벌이는 모국의 진영논리를 받아들이기에는 타국의 삶이 너무 팍팍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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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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