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텃밭 서울 강남갑 지역구 현역의원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당의 요구가 있다면 험지 출마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 의원은 2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선당후사의 원칙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당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에서 바라보는 곳, 또 당에서 요구하는 곳에 백의종군을 해야 한다"며 "당에서 험지에 가라고 하면 저는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을 할 결심"이라고 밝혔다.
태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강남갑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그는 강남갑에 대해 "여기는 당에서 전략공천만 주면 (당선이) 되는 곳"이라며 "지금은 자기의 사익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닥치고 총선"이라고 했다.
또한 태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사이 갈등을 낳고 있는 혁신위 측 '중진 및 친윤주류 불출마·험지출마' 권고안에 대해서도 "혁신위의 설립 취지 자체가 혁신이잖나"라고 되물으며 "중진들의 험지 출마 요구는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의 제안에 화답하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아직 공천 시즌이 본격화되지 않았고,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기 때문"이라며 "이제 공관위도 구성되고 이러면 불출마라든가 또 험지출마라든가 이렇게 자기를 헌신하고 희생하는 그런 의원들이 반드시 꼭 나온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이날 당내 친윤계 핵심 인사 중 하나인 장예찬 최고위원도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인요한 위원장이 많은 기여를 했고, 내놓은 혁신안 대다수도 저 개인적으로는 다 공감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저희 지도부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 혁신안을 수용하는 의지를 보여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도부 일원으로서 하고 있다"며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기더라도 지도부가 힘을 팍팍 실어서 넘겼으면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장 최고위원은 특히 "총선 승리를 위해서 지금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희생과 결단을 바라신다면 소위 말하는 당으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은 분들, 또 힘 있는 분들부터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지난 23일 회의에서 오는 30일까지 지도부가 중진 험지출마 관련 혁신안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혁신안을 정식 의결 안건으로 최고위에 송부하는 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7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의미 있는 혁신안을 제안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갈등의 핵심인 중진 험지출마 등 권고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가 지난 25일 울산을 찾아 '윤심'을 강조하며 재출마 의지를 다시 한 번 시사한 일 등을 고려하면, 30일 혁신위 측이 내놓을 '메시지'에 따라 혁신안 관련 당내 갈등은 확전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경우, 지난 23일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시 울산 재출마설이 일은 김 대표를 겨냥 "(울산 재출마는) 혁신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올바르지 않다", "당 대표가 '무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건 적절치 않다" 등 직격하며 김 대표의 거취문제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태 의원은 이날 비대위 전환설에 대해서는 "지금은 장수를 교체할 시즌이 아니"라며 "지도부 체제 자체를 흔들어서 비대위로 바꿔야 한다? 이런 견해는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한 발을 뺐다. 그는 김 대표가 22대 총선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를 선언하며 혁신안 실행에 앞장서야 한다는 일각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김기현 대표의 개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 제가 김기현 대표를 대신해서 말할 수 있는 이런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태 의원은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이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후 당 일각에서 '하 의원이 험지출마론을 퇴색시켰다'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 "의원마다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면서도 "저는 험지의 기준은 더불어민주당이 적어도 두 번, 세 번 내리 계속 이기는 곳을 험지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하 의원 비판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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