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 사고가 난 부동산을 압류 직전 사들여 또다시 수백 억대 임차보증금을 떼먹은 일당 3명이 구속 기로에 섰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부동산임대업 법인 임원 서모씨(34)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씨 등은 2020년 2~8월 이른바 '깡통전세'로 빌라 등을 임대해 총 108명의 피해자로부터 286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이른바 '갭 투자'로 사들인 주택 280여 채의 전세 임대차 보증금 480억 원을 가로챈 악성임대인 정모씨(52)를 지난해 12월 구속 송치한 뒤 후속 수사 도중 서씨 일당의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은 그동안 정씨가 보증금만 떼먹은 부동산 중 아직 압류가 안 된 108채를 웃돈 주고 매입한 부동산임대업 법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해당 임대업법인과 중개보조 격인 컨설팅업체는 노숙인 명의로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유령 법인'을 통해 이미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발생한 정씨 소유의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령법인이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매매가를 한 번 더 높인 '업(UP) 계약서'를 체결, 2차 임대차 보증금도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미반환 보증금 피해 규모도 각 부동산 별로 몇 배 이상 커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러한 2차 전세 사기 범행을 설계·주도한 총책 등 2명은 한 차례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으나, 서울경찰청에 결국 덜미가 잡혔다. 이들 2명 모두 현재 구속된 상태다.
이후 광주경찰은 조직적인 전세 사기에 가담한 임원급 인사들의 혐의를 차례로 입증,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최근 임대차 계약 종료 이후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사회적 경험이 적은 청년·신혼부부 등이 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강조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위변제액도 해마다 급증, 귀중한 혈세가 낭비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무자본·갭투자로 사들여 보증금을 떼먹은 '깡통 전세' 주택이 부동산임대업 법인에 넘어간 뒤 또 다른 전세 임차인까지 끌어들여 피해를 키웠다"면서 "앞으로도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전세 사기 범죄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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