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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푸드 에세이] ⑥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곳, 대전 용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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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푸드 에세이] ⑥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곳, 대전 용수타

진녹색의 건강한 면이 어우러지는 짜장과 짬뽕

음식은 우리에서 많은 즐거움을 준다. 눈을 통해, 코를 통해, 입을 통해 우리의 감각을 자극해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또한 음식은 귀를 통한 즐거움도 주는데, 바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생각보다 큰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음식을 먹기 전 그 음식의 탄생 배경을 듣거나,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철학과 지금까지 음식을 만들기 위해 걸어온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 음식은 더욱 더 맛있게 느껴지고, 맛 이상의 의미까지 전달 받게 된다.

따라서 맛집이라 함은 꼭 맛 뿐만 아니라 그 음식에 대한 철학과 의미를 담고 이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집이 음식을 통한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맛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대전 중구에 위치한 용수타라는 중식전문점은 대물림을 통해 건강한 중식을 내고자하는 철학을 이어오고 있는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 대물림 중식당 용수타의 부추면. 부추는 따뜻한 성질의 식품으로 소화가 쉽지 않은  밀가루 음식의 소화를 돕는다.  ⓒ 프레시안(문상윤)

용수타는 음식에 관해 지나칠 정도로 깐깐한 1대 대표 밑에서 현재의 사장인 용평원 대표가 중식을 배웠고 이를 본인맛의 중식 스타일로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

이곳의 용평원 대표는 그 이력이 여타 음식점 운영자에 비해 상당히 특이하다.

30대인 그는 대학에서 조리를 전공했고, 제빵과 음료는 물론 독일에서 햄과 소세지 등의 육가공까지 배워온 다양한 음식을 두루두루 섭렵한 음식전문가이다.

특히 그는 여러 외국을 돌아다니며 그 지역의 문화 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경험하고 왔다고 한다.

때문인지 그의 요리에는 자유로움과 함께 진지함도 같이 묻어난다.  

▲ 용수타의 용평원 대표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 경험을 통해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

그의 건강한 음식에 대한 생각 때문인지 용수타의 면 요리에는 부추를 넣은 면을 사용하고 채소를 베이스로 하는 육수를 사용한다.

이는 기름진 중식과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중식면의 아쉬움을 해결하고자 고안해낸 것으로 면에는 부추를 넣어 소화를 돕고, 짬뽕의 경우 위에 자극을 줄이고 담백하면서도 눅진한 맛을 내기 위해 채소를 이용한 육수를 사용한다고 한다.

용평원 대표는 그저 몸에 좋다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그 식재료를 사용하는 이유도 명확히 말할 정도로 본인이 사용하는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높다.

때문인지 용수타의 음식에서는 좋다는 식재료가 마구잡이로 섞여 있다는 느낌이 아닌 조화를 이룬 음식이라고 느껴진다.

부추는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식재료로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기능성 물질 등을 담고 있다.

특히 부추는 성질이 따뜻하고 비타민A, 비타민B, 비타민C와 카로틴, 철분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고, 소화기관 건강에 효과가 있다.

따라서 기름진 중식, 특히 소화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는 면발에 부추를 넣은 것은 맛은 물론 건강까지 챙기는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짜장면이나 짬뽕의 경우 시간에 쫒기는 피로에 지친 사람들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자 많이 찾는 음식인데, 여기에 부추를 넣은 면을 사용하는 것은 자칫 부족할 수 있는 영양을 채워줄 수 있다.

또한 부추에는 항상화 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도 함유되어 있어 활성산소 억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부추의 독특한 향을 생성하는 유화알인 성분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자극해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용수타의 음식에는 맛뿐만 아니라 손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운영자의 음식에 대한 철학이 나타나 있다.

거기에 손님의 연령에 맞춰 면발 삶는 정도까지 조절을 해주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들도 용수타에서는 부담없이 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용수타는 저녁 영업과 배달이 없다. 기존의 중식당과는 너무 다른 운영방침이라고 할 수이다.

하지만 이러한 운영 방침이 점심시간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더 나은 식재료를 사용할 수 있고, 손이 더 가는 조리법을 사용할 수 있는 비법이 아닐까 싶다.

때문에 30대의 젊은 오너쉐프가 점심때만 운영하는 이곳은 우리나라 중식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기대를 하게 되는 곳이다.

▲ 용수타의 짜장은 화려한 재료는 없지만 큼지막한 고기와 감자를 듬뿍 넣은 본연의 맛에 충실한 음식이다. ⓒ

현재 우리나라의 외식시장은 너무 마케팅에만 몰두하고 있다.

음식이 평범해도 마케팅으로 포장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이런 인기몰이에 별다른 생각없이 다들 동조를 하면서 음식이 아닌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만 쫒고 있다.

각자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집이 맛집이라고 맛집이 아니라고 하긴 어렵다.

다만,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진실된 음식을 하고 곳. 음식을 하는 사람의 철학이 이야기로 풀어지는 곳이 진짜 맛집이 아닐까 싶다. 

요즘에는 SNS에 너무나도 많은 맛집이 넘쳐난다. 광고글과 진짜 후기가 뒤섞여 구분조차 쉽지 않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면 맛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곳을 이용했다는 것이 더욱 중요시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어 너도나도 유명세를 타는 맛집에 가서 후기들을 올린다.

이런 것들이 무차별적으로 재생산되고, 이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 음식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을 연구하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음식의 맛에 집중하기 보단 화려한 식재료를 사용해서 주목을 끌고 맛을 위한 플레이팅이 아니라 사진 찍기용 플레이팅이 넘쳐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물론 잘 만들어진 음식을 홍보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마케팅이 중요하지만 이처럼 마케팅이 음식을 넘어서는 현상이 계속된다면 진짜 맛집은 찾아보기 어렵고 만들어진 이미지를 파는 곳들이 넘쳐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

우리가 미식의 즐거움을 계속해서 느끼기 위해서는 진짜 음식을 하는 곳인지, 만들어진 이미지를 판매하는 곳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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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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