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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또 긴장 높아지나? 차량 번호판 갈등에서 나토 평화유지군과 충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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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또 긴장 높아지나? 차량 번호판 갈등에서 나토 평화유지군과 충돌까지

지방선거 불복 세르비아계 시위대와 충돌로 평화유지군 25명 부상

지난해 코소보 정부의 세르비아 발행 자동차 번호판 교체 방침에서 시작된 코소보 북부의 갈등이 지방선거를 거치며 격화되고 있다. 알바니아계 시장 취임에 반대하는 북부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거세지며 코소보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KFOR)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29일(현지시각) 코소보에 주둔하는 나토 평화유지군은 성명을 내 코소보 북부 즈베칸 시청에 진입하려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평화유지군 25명 가량이 다쳤다고 밝혔다. 

평화유지군은 성명에서 시위대가 소이탄을 던져 이탈리아와 헝가리에서 파견된 여러 병사가 골절과 화상을 입었다며 "나토 부대에 대한 부당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번 충돌에서 세르비아계 주민 5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즈베칸에서 시위대가 나토 병사들에게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을 던지고 나토 차량에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의미하는 러시아 쪽의 표식인 "Z"를 새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코소보 북부 지역의 시장직을 소수인 알바니아계가 장악하며 불거졌다. 코소보 전체로 보면 알바니아계 주민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세르비아계는 6%에 불과하지만 세르비아와 인접한 북부 지역에선 세르비아계 주민이 다수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이 지역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코소보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2013년 유럽연합(EU) 중재로 이 지역에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하기로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구체적 조치 이행은 없는 상태다. 이에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합의 준수를 요구하며 지난달 북부 4개 지역에서 치러진 지방 선거에서 투표를 거부했고 그 결과 불과 3.5%의 투표율로 알바니아계가 시장직을 휩쓸었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코소보 정부에 알바니아계 시장들을 해임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코소보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지난 26일 시위대를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해 새로 당선된 시장들을 집무실에 입주시켰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군에 전면 전투 경계 태세를 발령하고 부대를 국경 인근으로 옮길 것을 명령했다. 

미국은 대중의 지지 없이 무력으로 시장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관계 정상화를 방해하고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코소보 정부를 비난했다.

이번 갈등은 지난해 말 코소보 정부가 코소보 독립 이전 세르비아 시절 발행된 자동차 번호판 사용을 금지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코소보에서 발행한 번호판만을 사용하라는 방침에 북부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고 항의 표시로 경찰·판사·검사를 포함해 이 지역 세르비아계 관리들이 대거 사임했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코소보 북부에서 세르비아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대형 차량으로 막으며 시위를 벌이고 법 집행관 등에 대한 총격 사건이 벌어지며 갈등이 격화할 조짐이 보이자 코소보 정부는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이 지역 지방선거를 올해 4월로 연기해 치렀다.

지난 1998~1999년 독립을 요구하는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들에 대해 세르비아가 인종 청소를 벌이며 1만 명이 사망한 코소보 사태 뒤 국제사회는 이 지역의 갈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나토 평화유지군에 대한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EU는 코소보 당국과 시위대가 무조건적으로 즉시 상황을 완화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부치치 대통령이 30일 미국·러시아·중국·영국·독일 대사 등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각) 코소보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KFOR)과 세르비아계 시위대가 코소보 북부 즈베칸 시청사 앞에서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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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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