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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시민 불복종' 기후 운동…명화에 수프 뿌리고 도로 점령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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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시민 불복종' 기후 운동…명화에 수프 뿌리고 도로 점령하기도

영국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시민 불복종 선언…2주 동안 활동가 554명 체포되기도

"우리한테 사형 선고를 내리기 전까지는 시위를 지속할 것이다. 변화가 없다면 우리에게는 죽음이라는 대안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반 고흐의 유화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던졌던 환경단체가 거리를 점령해 차량 통행을 막거나 관공서에 스프를 뿌리는 등의 직접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은 영국 정부의 새로운 석유, 가스 추출 사업을 중단을 주장하며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 단체 소속 활동가 20명은 22일 영국 런던 북부 이슬링턴 거리를 점령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급작스럽게 거리를 점령하는 '게릴라성' 시위로 17명의 활동가가 경찰에 의해 체포될 때까지 지속됐다.

저스트스톱오일의 게릴라성 시위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3일 영국 정부에 대한 '비폭력 시민 불복종 선언' 이후 저스트스톱오일은 런던 전역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14일 반 고흐의 유화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뿌린 시위는 영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반 고흐, 레오나르드 다빈치 등 유명 화가의 명화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부착하고, 문화재에 빨간색 스프레이를 칠하고, 도로를 점령하고 차량 바퀴 바람을 빼는 등의 '시민 불복종' 시위를 지속해서 진행해나가고 있다. 시민 불복종 시위를 선언한 후 2주 동안 체포된 이 단체 소속 활동가는 554명에 달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저스트스톱오일 소속 활동가 20명은 2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북부 이슬링턴 거리를 점령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급작스럽게 거리를 점령하는 '게릴라성' 시위로 17명의 활동가가 경찰에 의해 체포될 때까지 지속됐다. ⓒJuststopoil

저스트스톱오일은 '시민 불복종' 시위를 지속하는 이유는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정부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알렉스 드 코닝 '저스트스톱오일' 대변인은 <가디언>에 "우리는 여기서 친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라며 "불행히도 이것이 변화가 일어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유명한 예술 작품을 훼손하거나 거리를 막는 등의 환경단체의 시위 방식은 과거부터 존재해왔지만 저스트스톱오일의 시위는 반 고흐와 같이 유명 작가의 그림을 타겟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 큰 반향을 가져왔다. 

이 단체를 후원하는 '기후비상기금(Climate Emergency Fund)'은 <가디언>에 "언론 보도의 관점에서는 '반 고흐' 시위가 최근 기후운동 중 가장 성공적인 행동일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시위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일린 게티 등 석유 재벌의 후계자들 또한 시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시위 방식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시위 활동에 대해 연구하는 다나 피셔 메릴랜드대 교수는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들에 대해 '기존의 시위 방식에 쉽게 익숙해지는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활동가들의 전술적 혁신'이라고 평하면서도 "전술이 확대됨에 따라 기후운동에 동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외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나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이런 종류의 전술은 대중들의 마음과 마음을 바꾸는 데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통근을 방해받았거나 예술 작품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영구적이지는 않더라도 한동안 기후 운동으로 인한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명한 예술 작품을 훼손하거나 거리를 막는 등의 환경단체의 시위 방식은 과거부터 존재해왔지만 저스트스톱오일의 시위는 반 고흐와 같이 유명 작가의 그림을 타겟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 큰 반향을 가져왔다. ⓒJuststopoil

영국 의회는 증가하는 환경단체의 게릴라성 시위에 대해 '공공질서 법안'을 통해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주 영국 하원을 통과한 '공공질서 법안'은 특정 시위에 대해 '공익'을 목적으로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장관들은 주요 기관 시설 및 물품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하는 시위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

영 방송 <BBC>에 따르면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장관은 "새로운 공공질서 법안은 대중을 인질로 잡는 시위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스트스톱오일을 비롯한 환경단체의 시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법안은 보수당 내에서도 "집회 자유를 박탈할 수 있다"라며 비판받고 있기도 하다.

저스트스톱오일은 새로운 법안과 관계없이 계속 불복종 시위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 단체 대변인 캐머런 포드는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남은 대안은 죽음뿐"이라며 "우리한테 사형 선고를 내리기 전까지는 시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영 환경단체 저스트스톱오일은 반 고흐, 레오나르드 다빈치 등 유명 화가의 명화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부착하고, 문화재에 빨간색 스프레이를 칠하고, 도로를 점령하고 차량 바퀴 바람을 빼는 등의 '시민 불복종' 시위를 지속해서 진행해나가고 있다. 시민 불복종 시위를 선언한 후 2주 동안 체포된 저스트스톱오일 활동가는 554명에 달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Juststop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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