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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 피해자의 마지막 외침 "절대 보복 못하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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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 피해자의 마지막 외침 "절대 보복 못하게 해달라"

신당역 사건 유족대리인 기자회견 ... "언론 무분별한 보도" 자제 요청

"피고인이 저에게 절대 보복하지 못하도록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신당역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생전 마지막으로 법원에 전한 말이었다.

피해자의 해당 발언은 가해자 전주환 씨의 스토킹 범죄 등에 관한 마지막 공판기일에 피해자가 "판사님께 꼭 하고 싶은 말을 전하라"는 피해자 법률대리인의 요청에 전한 답변이다. 

피해자 유족 대리인 민고은 법무법인 새서울 변호사는 20일 오후 피해자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말을 전했다.

민 변호사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던 전주환 사건 관련 형사사건을 담당한 피해자 법률대리인이며, 현재 서울중부경찰서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당역 살인사건과 관련해서도 피해자 유족 대리인을 맡고 있다.

피해자가 법원에 제출한 마지막 탄원서엔 "누구보다도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제가, 합의 없이 오늘까지 버틴 것은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민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 일부를 공개하며 "피해자께서는 누구보다 강하고 용감한 분이었다.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해 온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며 탄원서를 작성하고 변호사 선임 전에도 적극적으로 경찰 수사관님과 소통했다"고 피해자의 생전 행적을 밝혔다.

이어 민 변호사는 "피해자분께서는 생전에 아무에게도 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고, 이 일로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염려했다"며 사건에 대한 언론의 "무리한 취재와 보도"에 우려를 표했다.

사건이 알려진 초기 "전혀 다른 사실관계로 언론보도가 이루어졌"으며, 유족들의 기사 삭제요청에도 일부 언론사에선 "내부 절차상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는 게 민 변호사의 지적이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기독교방송(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피해자의 큰아버지 A씨는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건 관련 '악플'을 언급하며 "초기에 언론에서 약간 왜곡된 보도를 했기 때문에 그 여론을 바탕으로 이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고 그런 발언을 했지 않았나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A씨가 공개한 악플 중에는 "한녀(한국여자의 줄임말로 멸칭), 한녀 하면서 한녀가 죽는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는 식의 여성혐오적 내용이 담겨있기도 했다. A씨는 또한 같은 인터뷰에서 "(언론이)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촬영물을 가지고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을 했다는 식으로" 추측성 보도를 내놓으면서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됐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민 변호사는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며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 취재경쟁으로 인한 무리한 취재가 이루어진다면 이에 대해선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 변호사는 "법원에 재판 비공개 및 방청 금지 신청, 판결문 비공개 신청을 했다"며 "(앞으로) 출처를 명확히 밝힐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는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민 변호사는 이날 가해자 전주환 씨의 반성문 제출, 합의 요청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해자는 마지막까지 반성하지 않았다"며 "반성문 내용은 변명으로 가득했고, 피해자 또한 가해자가 전혀 반성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민고은 법무법인 새서울 변호사 ⓒ프레시안(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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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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