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제 앞에는 우리 국민의힘을 개혁적인 중도·보수 정당으로 변화시켜서 총선 압승을 이끌고 대한민국을 개혁해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사실상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안 의원은 18일 '안철수의 10년, 언론인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힌 뒤 "그것을 위해 제 온몸을 던지는 것이 제가 국민 앞에 약속한 헌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부여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개혁적인 중도·보수 정당으로의 변화'에 대해 그는 "지난 10년의 경험으로 얻은 결론은 모든 선거는 스윙보터(swing voter)인 중도가 결정한다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 당은 강한 중도·보수 지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총선 압승'에 대해 그는 "총선 전쟁의 최전선은 수도권"이라며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전원을 수도권에서 뽑았다. 수도권 전선 사수 의지가 느껴지지 않나"라고 한 뒤 "우리도 수도권 전선을 승리로 이끌 경험 많은 야전사령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개혁'에 대해 그는 "총선 승리 후 2년은 대한민국 개혁의 골든 타임"이라며 개혁의 방향으로 "공공성 회복", "지속적 혁신", "국민 통합",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을 제시했다.
'정권 재창출'에 대해 그는 "저 안철수는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이라며 "윤석열 정부 성공에 가장 절박한 사람이 저 안철수다. 제게는 실패할 자유가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 의원은 "저는 마라톤 풀코스를 여러 번 완주했다. 마라톤 완주는 그 사람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은 어떤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며 "분명하게 다시 말씀드린다. 안철수는 포기하지 않겠다.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발언이 끝난 뒤 '대표직에 출마할 거냐'는 취지의 질문에도 안 의원은 "여러 분들로부터 강력한 요구를 많이 받고 있다"고 답했다.
전당대회 시기로는 내년 1~2월을 점찍었다. 안 의원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많은 의원들의 중론은 올해는 (전당대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올해 첫 정기국회이고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국정감사를 10월에 제대로 치르는 것이 중요하고 11월에 예산국회가 굉장히 험난할 거라 본다"며 "아마 전당대회가 내년 1~2월 정도 열리지 않을까. 가장 빠른 시간이 그 정도이지 않을까가 대부분 의원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 제명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을 철회하고 윤리위는 추가 징계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사실 처음부터 잘못됐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을 법원에 가져가서 판사에게 당 운명을 맡겼다"며 "여러 파국적 상황들이 오게 된 이유가 다 거기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비대위상대책위원회'와 '정진석 비대위'에 연이어 효력·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있는 이 대표는 물론 그와 정치적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당 주류를 모두 비판한 것이다.
이어 '주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뒤 당 대응에 대해 그는 "미리 잘 대비를 하는 게 필요했다"며 "이번에 보니까 너무나 낙관론에 사로잡혀서 당에서도 당연히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거라 생각하고 충분히 플랜 비(plan B)를 준비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 허술했다. 그건 우리 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있는 여당의 도리도 아니"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비대위 좌초 뒤 정진석 비대위가 출범한 데 대해서도 그는 "비대위로 돌아가는 게 옳지 않다는 게 법원 (가처분 인용) 취지였다"며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하면 다시 제2비대위 만드는 건 가처분 들어올 것이 뻔하니, 그러면 우리 운명을 판사에게 맡기는 게 된다. 1%의 인용 가능성만 있더라도 그런 모험은 하면 안 됐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제2 비대위가 꾸려졌는데 여기에 대해 제가 뭐라 반대 의견을 내지는 않겠다"며 "앞으로 남은 28일 가처분 판결에서 당을 더 이상 혼란에 빠뜨리지 않는 판결이 나오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