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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전국위 의장직 사퇴…'비대위의 비대위' 카오스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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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전국위 의장직 사퇴…'비대위의 비대위' 카오스 속으로

"똑같은 잘못 두 번 해선 안 돼…당 지도부에 걸림돌 될 수도 없어"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의원총회 결론인 '비대위 체제 강행'에 반발해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서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지금 이 시간부로 전국위 의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위 의장직을 내려놓는다는 건 상임전국위 의장과 전당대회 의장까지도 내려놓는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저는 그동안 일관되게 '우리 지도부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비대위로 가면 안 된다. 새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제 의총(의원총회)에서 비대위로 가는 결론이 났다"며 "어떻게 하면 제 소신과 생각을 지키면서도 당에 불편을 주거나 당 지도부가 가는 방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고심한 끝에 직을 내려놓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서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비대위 자체에 대해, 비대위원 한 분 한 분에 대해 (효력·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 결론도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과 똑같은 결론이 나지 않을까"라며 "저는 똑같은 잘못을 두 번 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새 비대위에 대해) 또다시 가처분이 인용되면 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그걸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의 비대위 출범 과정에 대해 서 의원은 "전국위 의장 궐위시에는 부의장에게 회의를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니 일이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당규 '전국위 규정'은 "의장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의장이 지명하는 부의장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 다만 의장이 지명하지 않은 때에는 부의장 가운데 연장자 순으로 직무를 대행한다"(5조 3항)고 정하고 있고, 당헌 21조는 "전국위원회 의장은 전국위원 중 호선으로 선출한다"고 돼있다.

현재 국민의힘 전국위 부의장은 윤두현·정동만 의원이다. 두 부의장과 미리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서 의원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며 "의장직을 사임하는 마당에 그분들에게 어려운 숙제를 낼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일단 내 손을 떠났으니까 (부의장들이) 당 지도부와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당 지도부와의 사전 논의 여부에 대해 서 의원은 "어제 의총이 끝난 뒤 지도부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바랐고 전국위 소집 요구서를 저한테 보내주길 기다렸다"며 "현재까지 당 지도부, 당직자 누구도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서 의장 사퇴로 전국위·상임전국위 의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윤두현 부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2일 상임전국위를, 5일 전국위를 열어 당헌개정 절차를 밟겠다고 예고했다. 박정하 비대위 대변인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해된다면 추석 연휴 전인 9월 8일 경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날 새 비대위 출범을 둘러싼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비대위 대(對)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특징지어지는 당 지도체제 갈등의 근본에 이준석 대표의 복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서 의원은 "좀 더 넓은 시야로 본다면 이 대표의 복귀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본다"며 "비대위를 구성하지 않고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시효가 지나 북귀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징계를 받은 대표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돌아와서 대표를 할 수 있을까. 안 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이 대표가 다시 대표를 하려면 한 번 더 당원과 국민의 검증·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꼭 그런 걸(이 대표의 복귀) 염두에 두고 비대위를 구태여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좁은 생각, 편향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의원총회 결과와 다른 입장을 밝히는 중진 의원들에게 유감을 표한 데 대해 서 의원은 "저는 그 모양새는 상당히 좋지 않은 모양새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만났다는 보도가 나온 뒤 초·재선 의원들이 윤 대통령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서 의원은 "대통령 눈치라기보다도 이런 보도가 나오니까 '윤심'이 작용했다고 믿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그 이유는 있을 수 있겠다"며 "그러나 여러 각도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윤심'하고는 조금 다르다 이런 견해도 많이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원회 의장직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서 의원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중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부당함에 대해 할말을 하고 명확한 의사 표현을 해주신 서 의장께 너무 큰 부담이 지워진 것 같아 항상 죄송하고 또 마음이 아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이어 "저들의 욕심이 당을 계속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 왜 책임져야 할 자들은 갈수록 광분해서 소리 높이며 소신 있는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야 하나"라며 "그대들이 끼려고 하는 절대반지. 친박도 껴보고 그대들의 전신인 친이도 다 껴봤다. 그들의 몰락을 보고도 그렇게 그 반지가 탐이 나나"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도중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 내용을 전해 들은 서 의원은 "어쨌든 저를 전국위 의장 시킨 사람이 이 대표다. 그러나 이런 과정 중에 한 번도 (이 대표와) 전화통화해서 의논하거나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 '윤핵관 중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최근의 당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장 의원은 "최근 당의 혼란상에 대해 여당 중진 의원으로서,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저는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했다. 이어 "계파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하지 않겠다.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지금까지 언론이나 정치권 주변에서 저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말하거나 과도하게 부풀려져 알려진 것들이 많이 있지만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이 갈등을 최소화하고 빨리 정상화툄으로써 윤석열 정부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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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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