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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에 정적 흐른 민주당…침통한 표정으로 자리 뜬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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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에 정적 흐른 민주당…침통한 표정으로 자리 뜬 이재명

박지현, 고개 뒤로 젖히며 외마디 "아"…野 지도부, 기자들 질문도 안 받아

6.1 지방선거 참패가 눈으로 확인되는 순간, 더불어민주당 상황실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는 민주당 우세 4곳, 열세 10곳, 경합 3곳이었다. "다섯 군데라도 이기면 굉장히 선전"이라던 민주당의 예감은 현실이 됐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8분 만에 자리를 떴다.

제8회 지방선거가 치러진 1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 상황실은 종일 한산했다. 대부분 일찍이 도착해 떠들썩하던 국민의힘 상황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지도부를 포함한 민주당 인사들은 출구 조사 발표가 나오기 10분 전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침통한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민주당 지도부. ⓒ연합뉴스

썰렁한 좌석 맞은편 무대 벽엔 '나라엔 균형! 지역엔 인물!'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현수막 아래에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자 17명,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자 7명, 기초단체장·광역의원 및 기초의원 후보자 3000여 명의 명단이 적힌 종합상황판이 설치됐다. 무대 위에는 개표 결과를 지켜볼 모니터 9대가 놓였다.

상황실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박홍근 원내대표였다. 이윽고 7시 21분께 도착한 이재명 위원장은 선대위 관계자들과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한 후 1열 정중앙 자리에 착석했다. 뒤이어 윤호중‧박지현 위원장 비상대책위원장이 들어와 이 위원장 등과 악수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 윤 위원장은 비교적 여유로운 표정으로 간간히 웃으며 동료 의원들과 대화를 주고 받았으나, 박 위원장은 별다른 대화 없이 정면에 놓인 모니터를 응시했다. 초조한 듯 양 손을 맞부딪히거나 쥐었다 펴고 크게 심호흡을 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카운트다운을 외치자, 장내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지도부부터 당직자까지 숨을 죽이고 결과를 지켜봤다. 오후 7시 30분, 화면이 빨갛게 물들었다. 호남‧제주 4곳을 제외한 10곳이 열세 또는 경합으로 나왔다. 모니터 속에서는 국민의힘 측 환호 소리가 새나왔지만, 민주당 상황실에서는 환호도, 탄식도 없이 그저 정적만이 흘렀다.

윤‧박 두 비대위원장이 굳은 채로 결과를 지켜보는 사이, 이재명 위원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이 위원장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따돌리고 ‘예측 1위'에 올랐지만 담담한 표정이었다. 경기도지사 출구조사 결과가 김동연 민주당 후보 48.8%,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49.4%로 초접전 경합으로 나오자 그제서야 여기저기서 "와"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박 위원장은 처음과는 달리, 지역 곳곳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아쉽다는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도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는가 하면, 강원도지사 출구조사에서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에 뒤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아" 하면서 고개를 뒤로 꺾었다.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 출구조사 결과도 양승조 민주당 후보가 45.9%,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54.1%로 열세로 나오자 크게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10분도 채 되지 않아 상황실을 떠났다. ⓒ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취재진이 따라붙어 "출구 조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전당대회에 나갈 것이냐"고 거듭 물었지만, 이 위원장은 굳게 입을 닫은 채로 차에 올라타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로 이동했다.

박 위원장은 KBS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안 좋은 결과"라며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서 두 번째로 심판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선 "민주당이 대선 이후 쇄신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론보다는 쇄신하겠단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이 크다"며 선거 전략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고 무거운 마음으로 개표를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강원도는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쉽다"면서도 "개표가 다 나올 때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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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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