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기지역 유치원방과후전담사들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기도교육청을 점거했다.
30일 도교육청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경기교육공무직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20분께 경기교육공무직노조 소속 노조원 10여 명이 기습적으로 도교육청 남부청사 내부로 진입했다.
현재 도교육청이 유치원방과후전담사들에게 지급하는 ‘교육공무직 Ⅱ유형’에 해당하는 임금을 ‘Ⅰ유형’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최근 한달여 째 도교육청 주차장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던 이들은 이날도 도교육청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이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이 같은 행동에 나섰다.
이들이 요구하는 ‘Ⅰ유형’은 월 204만 원 가량으로, 현 ‘Ⅱ유형’ 184만 원 보다 20만 원 가량 많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이들이 요구하는 임금 인상안 등이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한 것이 아닌, 교육부 및 전국 시도교육청 등과의 집단교섭의 의제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원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본관 현관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가 폐쇄돼 청사 내부 진입이 불가능하자 별관 지하의 구내식당 조리실과 연결된 통로를 통해 청사 안으로 진입한 뒤 교육감실 등을 점거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이들 가운데 5명이 기습점거를 저지하려는 도교육청 직원 3명과 몸싸움을 벌였고, 결국 도교육청 직원 2명과 노조원 1명이 출동한 구급차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일부 여성 노조원은 상의를 탈의한 채 항의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노조원들은 도교육청 진·출입로 양방향을 자신들의 차량으로 막아 다른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면서 도교육청을 찾은 민원인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이들과 대화를 통해 점거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이 교육감과의 면담이 이뤄지기 전까지 점거를 이어가겠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날 오후 1시께 도교육청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도 이들의 점거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정당한 노동쟁의 행위에 해당하는데다 도교육청 청사가 점거 제약사유에 해당하는 중요시설도 아니어서 이들을 강제로 해산할 수 없는 처지여서 이 같은 대치 상황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직원들을 투입, 비상 근무에 나선 도교육청은 이들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몸싸움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들이 스스로 점거를 해제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기교육공무직노조 관계자는 "우리의 요구는 이미 수년간 반복되고 있고, 올해 집단교섭에서도 주요 교섭의제로 제시했음에도 교육감과 교육청은 수용불가 입장만 보이고 있어 교육감 면담을 요청한 것"이라며 "오늘의 점거는 재임기간 중 노조와 면담 자체를 거부해 온 이 교육감에 대한 규탄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점거는 최소한의 책임과 권한이 있는 직책을 가진 사람(교육감)이 책임있는 답변을 할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며 "교육청과 협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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