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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가속화'로 백두대간서 침엽수림 집단고사 광범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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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가속화'로 백두대간서 침엽수림 집단고사 광범위 확인

녹색연합, 백두대간 조사 결과 발표..."아고산대 생태계 변화 전수조사해야"

기후위기로 인해 백두대간을 따라 형성된 국립공원에서 침엽수림의 대규모 고사가 진행 중이라는 환경단체의 발표가 나왔다.

그간 장기간에 걸쳐 한반도 산림의 침엽수 고사 상황을 조사해 온 녹색연합은 13일 백두대간 생태축을 조사한 결과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침엽수의 쇠퇴"가 확인됐으며 이번 확인 규모는 "2010년 이후 가장 광범위한 아고산대(상록침엽수림대, 산림대와 고산대 사이 식생대) 보호 수목의 죽음"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녹색연합은 2013년 한라산 아고산대 구상나무 집단 고사, 2016년 지리산 구상나무와 설악산 분비나무 고사에 이어 지난해에는 지리산과 덕유산, 계방산의 가문비나무 집단 고사를 보고한 바 있다.

올해 보고에서는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침엽수가 총 7종으로 늘어났다고 녹색연합은 밝혔다.

녹색연합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피해를 확인한 곳은 지리산의 구상나무 밀집지역이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정상봉인 천왕봉-중봉의 (구상나무) 떼죽음이 뚜렷이 확인됐다"며 "천왕봉의 대표적 탐방로인 중산리 코스는 거대한 고사목 전시장"으로 변해가고 있고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탐방로 주변에서 붉게 물들어 죽어가는" 상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구상나무는 바로 한반도에 자생하는 특산나무다.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의 남부지방 산림의 해발 1000미터 이상 고지대에서만 분포하나, 기후 변화로 인해 현재 그 피해 상황이 가장 잘 알려졌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2013년부터 생존 상황을 '위기' 단계로 분류한 멸종위기종이다.

녹색연합은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반야봉 등에서 멀쩡한 구상나무가 거의 없"었고 "해발 1700~1900미터 사이에서도 떼죽음이 가속화"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관찰 결과, 북사념닝나 남사면 등과 관계 없이 (전방위적으로) 고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이에 따라 "2019년까지는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으나, 2020년을 정점으로 지리산 구상나무 고사가 더 심각한 것으로 관찰됐다"고 녹색연합은 전했다.

▲지리산 천왕봉의 구상나무 고사목이 뚜렷이 확인된다. ⓒ녹색연합 제공

덕유산에서도 구상나무의 떼죽음이 관찰됐다. 녹색연합은 과거 무주리조트 스키장 개발을 위해 정상 일대가 훼손되면서 스키장 주변 구상나무 고사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지금과 같은 고사 속도라면 덕유산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백두대간의 다른 아고산대보다 빨리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소백산에서는 주목 천연기념물 군락지에서 기후 스트레스가 확인됐다. 군락지 주목 가운데 잎다발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누렇게 뜬 현상이 곳곳에서 확인됐다고 녹색연합은 밝혔다.

녹색연합은 "소백산 비로봉 일대 주목을 관찰한 결과, 약 80퍼센트가량에서 기후스트레스가 시작됐음이 확인됐다"며 "주목의 기후 스트레스는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에서도 관찰됐다"고 전했다.

한반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주목의 고사는 올해 처음 확인됐다. 녹색연합은 "구상나무나 분비나무처럼 (주목도) 집단고사할 경우 백두대간 아고산대 생태계에서 침엽수가 멸종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후위기가 생물다양성 위기로 본격화한다는 적신호"라고 분석했다.

태백산에서는 분비나무와 주목의 고사가 빠른 속도로 이뤄짐이 확인됐다. 천제단을 중심으로 주능선 아고산대 침엽수 가운데 건강한 침엽수는 거의 없었다고 녹색연합은 밝혔다.

녹색연합은 "수관부 가지와 잎이 멀쩡하고 녹색의 푸른 잎을 유지하는 분비나무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잎의 변색은 침엽수 고사의 마지막 단계로 가는 신호"라고 밝혔다.

오대산에서도 분비나무 떼죽음이 확인됐다. 오대산 주능선 1300미터 위의 분비나무에서 광범위하게 잎의 변색과 탈색 현상이 관찰됐다. 침엽수 잎의 변색 등 스트레스가 확인되면 그후 빠르면 6개월에서 길게는 2년에 걸쳐 해당 침엽수는 죽어간다.

설악산에서도 분비나무, 잣나무, 주목 등이 기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습이 관찰됐다. 건강한 분비나무를 찾기 어려워졌고, 잣나무의 고사도 주요 능선부에서 확인됐다.

녹색연합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정부가 백두대간 생태축에서 나타나는 아고산대 생태계 변화를 기후위기의 적신호로 인식해 대응해야 한다"며 "특히 백두대간 보호구역의 아고산대에 서식하는 침엽수의 고사 실태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생태축의 침엽수 집단고사는 곧 생물다양성 위기"라며 "지금까지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태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등재하고, 산림청과 국립공원공단의 기후위기 대응 조직과 인력 확대도 필요한 과제라고 녹색연합은 밝혔다.

▲고사 중인 덕유산 분비나무.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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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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