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세종시당의 신임 위원장에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당선됐다.
차관급인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장, 충남도 행정부지사, 행정자치부 지방분권지원단장 등 요직을 거친 최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정책정당, 통합정당, 미래정당·젊은정당 등 3가지를 이끌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레시안>은 최 신임 위원장을 만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프레시안 : 당선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부탁드린다.
최민호 : 책임이 막중하다. 예전 시당 위원장과 달리 대선을 앞두고 있고 , 대선 선대본부장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지상과제가 정권교체이기 때문에 대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프레시안 : 앞으로 국민의힘 세종시당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계획을 밝혀 달라.
최민호 : 정책정당, 통합정당, 미래정당 등 3가지를 이끌 예정이다. 이중 첫 번째인 정책정당은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세종시당이라고 하지만 국정이나 시정에 대해 비판만 하고 대안을 하지 않는 방관만 하는 정당에서 이제부터는 정책정당, 수권정당으로 정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견제와 균형도 중요하지만 대안과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정당, 수권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통합정당은 보수 정당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분열의 모습을 보여 왔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모두가 뜻을 같이 한다면 지난 일을 묻지 않고 통합하고 화합하는 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세 번째로 미래정당·젊은정당이다. ‘미래’는 젊은이들의 시·공간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을 위한,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는 정당으로 만들 예정이다. 저는 이번 당직 개편을 통해 2030세대의 일자리 창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2030의 아픔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취업이다. 저는 2030 젊은이들이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2030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 이를 통해 2030의 일자리 창출과 그들과 함께 하는 정당, 미래의 비전을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프레시안 : 내년 세종시장 선거 또는 내후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계획인가
최민호 : 현재 마음 속에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 것을 생각하거나 이야기 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내년 3월9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가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이다. 더욱이 대선 결과에 따라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 뒤에 일어날 변화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필요하기도 하고 쓸모없는 생각이라고 본다. 일단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와 비전을 결집시켜서 대선에 승리한다면 그 지지 세력이 결국은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는 것이지, 대선과 지방선거를 따로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당원들이 총력을 기울여서 대선승리에 단합해야 한다.
프레시안 : 세종시는 민주당의 텃밭, 이해찬의 도시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민주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국민의 힘 지지율이 약진하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내년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민호 : 우선 세종시에는 젊은이들이 많다. 세종시는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표현은 세종시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모독적인 언사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세종시민이 선택했기 때문일 뿐이다. 그 당시에 민주당이 잘 할 것 같으니까 선택한 것이지 민주당이 전세를 놓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민주당이 잘 못하면 시민들은 당연히 당을 바꿀 수도 있다. 젊은이들은 그 때 그 때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젊은이이기 때문에 민주당, 세종시이기 때문에 민주당이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프레시안 : 충남도에 근무할 당시 안면도꽃박람회를 총괄하셨다. 처음에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는데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축제로 호평을 받았다. 당시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최민호 : 2002년에 처음으로 안면도꽃박람회를 준비할 당시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면도가 섬이고 해변가인데다 모래로 돼 있어 꽃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아니고, 해풍이 세게 불어 꽃이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더욱이 바다에는 소금기가 있어서 꽃이 피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분도 있었다. 더욱이 안면도의 접근성이 매우 불편해 객관적인 조건으로 보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제가 총괄책임자로 임명을 받은 후 그런 우려의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꽃박람회가 끝난 후에는 이제까지의 축제 중 최고의 이벤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이유는 당시 심대평 충남도지사의 탁월한 지도력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심 지사께서 앞장서서 꽃박람회를 독려하고 중앙정부는 물론 국제무대에까지 가서 안면도꽃박람회를 홍보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펼쳤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심 지사께서 이렇게 앞장서서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조직위 관계자들도 합심해서 안면도꽃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저는 그 때 넬슨 만델라의 말 중 ‘그 일을 끝내기 전에는 모든 게 불가능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단 해보는거다“이 매우 인상 깊게 느껴졌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다가 이루어내면 당연히 성공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이루어지기 전에는 불가능하게 보는 것이 틀림없다. 지금 불가능하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결국에는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공직생활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프레시안 : 충남도 행정부지사 퇴임 시 퇴임사 대신 색소폰 연주로 대신했다는 일화가 있다. 행정가들이 대부분 딱딱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면 위원장께서는 감성적인 면도 보여주신 것으로 보인다.
최민호 : (웃음) 사실은 한국종합예술학교 문화예술전문과정인 CEO 과정을 졸업했다. 그 전에는 문화를 대할 때 문화를 어떻게 진흥시킬 것인가, 문화정책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문화인들에 대한 처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등 늘 문화인들에 대해 행정적 관점에서만 봤다. 그러나 이 과정을 공부하면서 너무나 좁은 시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는 문화가 아니라 오히려 행정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행정이 너무나 문화적 품격이나, 문화적 소양, 문화적 철학이 부족하다, 행정에 문화적 요소들이 부족하다 보니 아파트를 지으면서 무분별한 개발, 무분별한 간판 등을 무시하고 무조건 준공만 하면 성공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문화에 대한 감각이 없다는 것이다. 한예종 수업을 받으면서 ’축구경기 심포니 작곡에 관한 상상적 제안‘이라는 논문으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축구경기는 음악적 감각이 없는데 선수들을 악기로, 포지션을 음계로, 운동장을 오선지로 보고 교향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묘사해 작곡을 했다. 교수님들은 저의 논문을 백남준에 빗댈 절도의 천재적 발상이라고 높게 평가해주셨지만 저는 공무원으로서 문화를 볼 때 늘 행정적 관점에서 봐왔는데 그동안의 관점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지금부터는 문화를 행정적 관점에서 보지 않고 행정을 문화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행정을 하면서 딱딱한 법 규정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문화적으로 성숙됐는지 등의 관점으로 봐야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이후 저 자신도 행정가로서 문화적 관점을 갖고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2003년 한예종 졸업 후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고 충북도 부지사 이임식에서 문화적 관점에서 돌파해보자는 마음으로 색소폰을 연주했다.
프레시안 : 세종시는 특별자치시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공연장도 없고 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도 없는 등 문화적으로 빈약한 실정이다. 앞으로 세종시를 이끌어 가겠다는 입장에 있는 분이라면 이런 부분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최민호 : 인정한다. 매우 심각한 문제다. 미래대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즉 미래의 먹거리에 관한 문제다. 이 시점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제조업 등 기존의 2차 산업은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 인건비 때문이다. 우리는 계속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야 한다, 두 번째로 BTS, 한류, 윤여정, 기생충 등은 엄청난 돈을 버는 것인데 이 또한 문화적 창조성이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의 특징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다. 젊은이들이 가장 많다는 세종시에서 젊은이들의 도전적 정신을 북돋아줘서 그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중 하나는 과학기술이고, 나머지 하나는 문화예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미래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다. 이러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창조적 도시로, 젊은 도시로서의 철학을 재정립할 때 세종시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이 될 것이다. 세종시는 시민을 위하기도 하지만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간다는 거대한 야망과 비전이 없으면 세종시에 막대한 국가예산을 들이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없다. 저는 단순히 균형발전이라는 정태적 개념에서 미래를 향하는 미래전략도시로서의 위상은 다시 봐야 한다고 본다. 미래전략도시로 태어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바로 행정부, 국책연구기관이 있고 주위에 대덕연구단지와 공주의 문화와 역사가 있다는 점들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다소 불편한 질문을 드리겠다. 국민의힘 세종시당 내에서 최 위원장에 대해 당이 어려울 때 당에 충성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민호 : 당이 어려울 때 돕지 않았다는 부분은 보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는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했고 2018년 선거에는 출마하진 않았다. 여기에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당적을 이탈하거나 책임당원으로서 당비 납부를 게을리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계속해서 당을 지원하고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존재해왔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당이 깨지고, 갈라질 때 떠나간 사람들도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저에게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떠난 사람과 비교해보면 비교적 당을 지켜준 사람이 아니냐라는 그런 생각도 든다. 어찌됐든지 그런 시각이 있다면 지금부터 제가 더욱 더 노력해서 그 부분에 대한 시각에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는가. 당원들이 저에게 서운한 점이 있다면 제가 앞으로 잘함으로써 서운함에 대해서 갚아드리면 되지 않겠나 용서를 구한다.
대담/ 프레시안 대전세종충청본부 김규철 편집국장
최민호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 이력
1976년 서울 보성고 졸업
1980년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졸업
1986년 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1994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 법학정치학 연구과 석사과정 졸업
2004년 단국대 대학원 행정학과 박사과정 졸업
2006년 미국 조지타운대학 객원연구원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2000년 9월~2003년 3월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정책관리관, 안면도꽃박람회 운영본부장, 지역경제국장 역임
2003년 3월~2004년 9월 행정자치부 지방분권지원단장
2004년 9월~2005년 4월 행정자치부 공보관
2006년 7월~2008년 3월 충남도 행정부지사
2008년 3월~2009년 1월 행정안전부 인사실장
2009년 1월~2011년 5월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장(차관급)
2011년 5월~2011년 11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차관급)
2013년 9월~2015년 3월 공주대, 고려대 객원교수 (행정학)
2015년 3월~2015년 4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차관급)
2016년 8월~2016년 10월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 위원
2015년 9월~2016년 12월 배재대학교 석좌교수(행정학)
2015년 3월~2020년 12월 홍익대학교 초빙교수(행정학)
2020년 12월~현재 국민의힘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위장
2021년 2월~ 국민의힘 세종시 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1987년 감사원장상 수상
1994년 대통령 표창 수상
2002년 해군참모총장 표창 수상
2002년 홍조근정훈장 수훈
2012년 황조근정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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