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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7년만에 광화문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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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7년만에 광화문 떠난다

유족 서울시의회 중재로 자진 철거 결정...서울시에 대안공간 협의체 구성 요구도

세월호 유족이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기억공간)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기억공간에 놓인 전시물과 기록물은 서울시의회 1층에 임시 보관·전시된다. 건물 해체 이후 나온 자재는 향후 재설치에 필요할 때를 대비해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협의회)' 안산 사무실에 보관된다.

세월호 유족과 관련 단체는 27일 광화문광장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끝난 뒤 세월호 참사 대안공간 마련에 대한 논의를 시민, 가족과 함께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유족의 이번 결정은 지난 5일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위한 기억공간 철거를 요구하고 26일로 철거시한을 못 박은 뒤, 서울시의회가 중재에 나선 결과 이뤄졌다.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서울시의 철거 통보 이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와 상황을 설명했고 서울시의회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때 두 가지 부탁을 드렸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첫째는 이 문제(기억공간 철거 문제)가 정치권의 공방이나 정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지난 7년 세월호 참사 문제를 두고 정치권에 공방이 이뤄지다 세월호 참사 자체는 사라지는 일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두 번째 요청은 기억공간이 유가족만의 공간이 아니라 그동안 찾아온 시민의 마음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기억공간 철거 결정을) 세월호 참사만의 문제로 여기지 말고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지우려는 시도로 이해해 시민과 함께 의논하고 뜻을 파악해 (문제 해결에) 반영해달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서울시의회가 오 시장에게 생각의 전환을 촉구하는 권유를 한 걸로 안다"며 "서울시의회의 모습에 신뢰를 갖고 이 안에 있는 아이들 사진과 기록물 작품을 서울시의회에 임시보관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옮겨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오 시장에 대한 성토와 서울시에 세월호 참사 관련 공간 재조성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종기 세월호참사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기억공간 철거에 반대하지 않았다. '공사를 위한 철거는 당연히 해야 한다며 협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후 (기억공간은) 재존치돼야 하고 이를 위한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며 "서울시가 이에 난색을 표할 때마다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하지만 서울시는 그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는 기억과 생명과 안전, 민주주의 역사를 지우려 하지 말고 당장 여기 나와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면 저희 가족과 시민은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를 향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끝난 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기억과 민주주의의 역사, 촛불의 역사를 이 광장에 어떻게 오롯이 담아낼 것인지 고민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유족과 시민, 건설사 등이 함께 기억공간 철거를 시작했다. 세월호 유족들이 기억공간 안에 놓인 아이들 사진 앞에 서서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 ⓒ프레시안(최용락)

▲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유가족 등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유가족은 이날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직접 옮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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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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