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결정에 대한 파장이 도내 정치권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제주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3인에게 환경부에 부동의 압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도내 찬성 단체는 청와대 권력과 중상모략해 도민을 갈라치기하고 제2공항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제2공항 예정지를 지역구로 둔 제주도의회 고용호 의원도 관여하지 말라며 가세했다. 고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 "6년간 이어진 지역주민들의 갈등을 더욱 유발하며 성산 주민들의 자기 결정권을 박탈하려 한다"고 반발하면서 제2공항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제주도의회 고용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성산읍)은 23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같은 당 소속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에게 "기존 공항 확충과 정석 비행장 활용론 모색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했다.
고 의원은 이날 "지난 6년간 성산읍 지역주민들은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토지거래 허가제와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묶이면서 재산권 제약과 극심한 갈등에 내몰렸다"며 "제주도와 국회의원 정부를 믿고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은 "환경부의 반려 결정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6년이란 긴 세월을 참고 견뎌온 성산 주민의 갈등과 고통을 뒤로한 채 제주지역 미래를 저버리고 본인들의 표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3인은 해당 지역 주민에게 사과하고 제2공항에 대한 정부 결정에 관여하지 말라"며 "지금 당장 성산지역 피해와 주민들의 갈등을 메울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고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제주지역 국회의원 3인이 제기한 정석비행장 활용론에 대한 질의를 받고 "아직 국토부에서 사업 포기를 선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서서 정석비행장 활용론을 얘기하는 건 맞지 않다"며 "정석비행장으로 간다고 해서 논란이 안되겠냐"고 반문했다.
또 "정석비행장은 제2공항 입지 선정과정에서 탈락한 부분인데 환경에 대한 논란이 더 있을 것 같다"며 "조금 더 지켜보고 해야지 중간에 이랬다, 안되면 저랬다 하는 것은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20일 국토부가 3차례에 걸쳐 수정 보완해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을 이유로 반려했다.
이에 대해 제주 출신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재호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은 같은 날 공동 논평을 통해 "환경부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결정으로 지난 6년 넘게 지속된 제주도민사회의 갈등이 종식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제주도민과 함께 갈등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 향상과 안전성 및 편리성 지역 균형발전 등에 초점을 맞추고 고민해 새로운 대안과 해법을 찾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