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월급 100만 원, 5년 노조파괴'...연세대 노동자들의 눈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월급 100만 원, 5년 노조파괴'...연세대 노동자들의 눈물

처우 개선 요구한 한국어학당 강사, 부당노동행위 사과 요구한 세브란스 청소노동자

"연세대 한국어학당은 '우리는 6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 한국어 교육기관, 연구기관'이라고 늘 자랑합니다. 그 교육 누가 하고 교재는 누가 만들었습니까. 연구는 누가 했습니까. 어학당 강사들이 했습니다. 그런데 연세대는 강사들에게 100만 원이 넘을까 말까 한 월급을 주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과 청소용역업체 태가비엠은 2016년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후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자를 탄압해왔습니다. 청소노동자를 한 명씩 불러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하고 탈퇴를 종용했습니다. 부당전환배치, 부당징계를 남발하며 조합원을 협박하고 불이익을 줬습니다."

연세대에서 일하는 한국어학당 강사와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이 각각 100만 원 남짓한 월급과 5년 동안 자행되어 온 노조 파괴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강사들은 적정한 급여보장을, 청소노동자들은 병원의 진심 어린 사과와 노조파괴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다.

"최고의 한국어 교육기관 자임 연세대, 강사에게는 월 100만 원 지급"

대학노조는 18일 연세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사 노동조건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연세대 어학당에서 일하는 160여 명의 강사는 월 100만 원 남짓한 급여를 받고 있다"며 "이런 노동 조건 하에서는 누구도 보람과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노조는 "60년 넘는 역사에 13만 명이 넘는 학생을 배출한 최고의 한국어 교육기관이라는 연세대 어학당의 허울 좋은 이미지는 노동력 착취라는 구성원의 희생으로만 만들어져야 하는가"라고 물으며 합당한 급여 보장을 요구했다.

연세대 어학당 강사는 수업 시수에 따라 임금을 받는다. 강사의 첫해 시급은 2만 7000원, 20년 근속 강사의 시급은 3만 5200원이다. 대학노조에 따르면, 연세대 어학당 강사의 1주 수업시수는 10시간 남짓이고, 1년에 40주 수업을 진행한다. 강의 외에 수업 준비, 어학당 행사 관련 노동에 대한 보수는 책정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강사의 연 소득은 1000~1500만 원 정도에 그치고 대부분의 강사가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생활에 필요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대학노조의 설명이다.

최재현 연세대 어학당 강사는 "한국어강사를 하면서 외국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정말 보람과 긍지를 갖고 생활한다"며 "그런데 다른 친구에게, 새로운 사람에게 이 직업을 가지라고 연세대에 와서 한국어를 가르치라고 말하기는 두렵다"고 말했다.

대학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적정 급여 보장, 적정 시수 보장 등을 요구하며 연세대 어학당과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최수근 연세대한국어학당지부장은 "우리는 더 이상 저임금에 시달리고 남몰래 알바를 알아봐야 하는 현실을 가만히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학교는 노조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강사 노동조건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대학노조가 18일 연세대학교 앞에서 한국어학당 강사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법원에서 부당노동행위 인정한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에게 사과해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도 이날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일어난 청소노동자 노조파괴 재판 경과를 전하며 병원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울지부는 "청소노동자들이 세브란스병원과 청소용역업체 태가비엠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한지 4년 8개월만인 지난 3월 검찰이 병원과 업체를 기소했고 지난 4월 첫 재판이 열렸다"며 "병원 측은 법정에서 부당노동행위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부가 밝힌 검찰의 기소 요지를 보면,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장과 사무팀장, 사무팀 파트장과 용역업체 태가비엠 관계자들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 가입을 시작한 2016년 6월경 민주노총 세브란스병원분회 설립을 저지하고 노조 탈퇴를 종용하기로 공모했다.

이에 따라 세브란스병원에서는 민주노총 가입 노동자에 대한 현장관리자의 회유와 협박, 노조 탈퇴 종용 행위 등이 일어났다. 법원에 제출된 증거에는 현장관리자가 "세브란스 병원은 민주노총은 안 된다는 거야 절대. 하지만 자체노조는 하라는 거야"라고 한 녹취록이 포함됐다.

태가비엠이 세브란스병원에 설립된 또 다른 노조인 철도산업노조 지부장에게 월 40만 원을 복리후생비 명목으로 지급한 것도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기소사실에 포함됐다.

서울지부는 "세브란스 병원은 5년간 노동범죄를 저지른 관련자를 강력하게 징계하고 노동탄압 전문업체 태가비엠을 지금 당장 내쫓아야 한다"며 "5년 동안 자행된 노조파괴 행위에 대한 병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결정을 촉구한다"고 했다.

▲ 세브란스병원 노동자와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브란스병원과 용역업체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규탄하며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