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제주도의원 도정 질문서... 합의문 찢고 고성 구태 여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제주도의원 도정 질문서... 합의문 찢고 고성 구태 여전

도지사와 도의장 서명한 합의문 찢겨... 구태정치에 시민들 "실망 넘어 분노 느낀다"

22일 제주도의회 제39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지난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해결을 위해 체결된 여론조사 합의문이 찢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에 나선 이상봉 의원(제주시 노형동을 더불어민주당)은 합의문을 찢으며 고성 등 민의를 입에 담기도 어려운 구태 정치 행태를 보여 참담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2일 제주도의회 제39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원희룡지사와 이상봉 의원이 질의 응답을 벌이고 있다.ⓒ프레시안(현창민)

제주도와 도의회는 지난해 12월 11일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후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제2공항과 관련한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의원은 이날 도정 질문에 앞선 모두 발언을 통해 "엊그제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지사 3선 불출마 선언으로 도정 질문이 다소 맥빠진 것 같다"면서 지난 2014년 제주도지사로 출마할 당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 의원은 원 지사의 불출마 선언을 의식한 듯 "가는 사람 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말고"라며 시작부터 원 지사의 심기를 건드렸다. 원 지사도 지지 않고 "내가 어디 가는게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이 의원은 제2공항 관련 합의문을 들어 보이며 "제주도와 도의회가 7가지 조항에 합의했다. 4번째 조항에 제주도와 도의회는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5번째 조항엔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남은 임기 동안 이런 사항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약속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원 지사는 “도민 의견 수렴 절차를 마쳐서 국토부로 제출했고 이후의 절차에 대해서는 제주도지사로서의 책임을 직이 멸하는 날까지 다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제2공항 갈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발언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원 지사는 이에 맞서 “의견을 얘기하는게 왜 갈등이냐. 그러면 침묵해야 하나”라고 하자 이 의원은 들고 있던 합의문을 찢으며 "그러면 이 합의를 왜 한 거냐. 합의하지 않고 하면 어떤 정책도 가능한 것 아니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상봉 의원(제주시 노형동을 더불어민주당)

원 지사는 이 의원을 향해 "철회하라는 주장은 공공연히 하면서 제2공항을 추진해야 한다는 발언은 하지 말라는 것이냐. 제2공항은 2014년부터 도지사 공약이었고 7년 동안 제주도의 백년대계를 위해 저의 모든 피와 땀을 흘려서 만들어온 국책사업”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이어 "이걸 무산시킨다면 도민이 무산시킬 것이고 국토부가 무산시킬 것이다. 저의 소신과 약속을 이야기하지 말라는 것이 민의다 민주주의다라는 것은 프레임이고 이런 식으로 압박해선 안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원 지사는 "도지사의 소신도 존중해 달라. 갈등 상황에 대한 해법을 찾는게 갈등이냐. 그렇게 의사 표현을 억압하지 말라.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의견이 있으면 서로 대안을 마련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원 지사는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 더불어민주당)과의 도정 질의에서도 제2공항을 두고 충돌했다.

홍 의원은 “도민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에 반대한다는 민의가 나왔다. 제주도가 해석을 여러 가지로 하고 있어서 논란인데 적어도 대권 후보를 준비하는 지사가 민의와 역행하는 개인의 의견을 밝혀서 도민들의 실망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지사는 “민의 역행이라는 것은 하나의 프레임이라고 본다. 그게 어떻게 민의냐”며 “여론조사 결과는 그대로 전달했고 국토부가 제주도지사의 의견은 무엇인가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2014년 도지사로 올 때부터 도민들에게 했던 약속이고 다음 지사에게 넘기게 돼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것은 이후 미래세대에 분명히 역사적으로 돌아볼 날이 올거라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도정 질의에서 시민들은 원희룡 도지사와 좌남수 도의회 의장이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해 우여곡절 끝에 서명한 합의문이 찢기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일각에서 이같은 구태 정치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은 지난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일대 약 500만㎡ 부지에 사업비 약 5조 원을 들여 3200m 활주로와 터미널 등을 짓는 사업이다. 제주 도민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현공항 확충과 신공항 건설 등 찬성 반대로 나뉘어 6년여 동안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는 지난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에 위탁해 제2공항 건설 사업 찬반을 묻는 도민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갤럽은 성인 제주도민 2019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응답률 35.5%·95% 신뢰수준·표본오차 ±2.2%포인트)에서 응답자의 47%는 반대, 44.1%는 찬성이라고 답했다. 격차는 2.9%포인트다. 또한 엠브레인퍼블릭은 성인 제주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31.5%·95% 신뢰수준·표본오차 ±2.19%포인트)에서 응답자의 51.1%가 반대 43.8%가 찬성이라고 답했다. 격차는 7.3%p포인트다.

사업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을 대상으로 별도의 여론조사도 실시됐다.

한국갤럽은 성인 성산읍 주민 504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응답률 43.6%·95% 신뢰수준·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응답자의 64.9%가 찬성 31.4%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격차는 33.5%포인트다. 엠브레인퍼블릭은 성인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46.5%·95% 신뢰수준·표본오차 ±4.38%포인트) 결과 응답자의 65.6%가 찬성 33.0%가 반대 의견을 냈다. 격차는 32.6%포인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현창민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