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의 대학진학은 물론 장차 가정을 꾸릴 때 감성이 풍부한 인격체로 길러내기 위해 작은 씨앗을 심는 학교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학교는 충남 보령시 중앙로에 위치한 60여 년 역사의 대천여자고등학교(교장 신경희).
이 학교는 교사(校舍) 3층을 오르내리는 층간 모퉁이 공간에 ‘모퉁이 도서관’이란 이름의 미니도서관을 만들고 학교도서관에서 선별한 도서를 진열해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고 있다.
책을 비치한 것엔 여느 도서관과 다를 바 없다지만 여학생들의 감성과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만큼 각별한 마음을 쓴 자취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먼저 딱딱한 복도를 부드러운 채색을 통해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꿨으며 여학생들의 키에 맞는 테이블과 부드러운 쇼파 간이의자를 준비해 기대거나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학생들이 만든 다양한 사진과 글귀를 적은 사진첩을 전시해 문화적 공간으로도 활용하게 하고 전면 유리는 다양한 소재의 브라인드 커튼으로 현장감을 연출했다.
또한 교사 앞동과 뒷동을 연결하는 교통로를 만들고 그 공간을 갤러리로 변모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중에 있어 이 또한 기대를 해볼만도 하다.
이러한 변화엔 아이디어맨 신경희 교장이 있었다.
지난해 9월 대천여자고등학교에 부임한 신교장은 “첫 여성교장이라는 상징속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학교 교육에 지친 학생들에게 쉴 공간을 제공함으로 미래 가정을 책임져야할 풍성한 감성과 성숙된 인성을 가진 여성 만들기 씨뿌리기를 한 것”이라며 “씨를 뿌렸으니 자라고 열매 맺는 것은 분명하니 기대해 본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모퉁이도서관’ 앞 복도에서 만난 한 학생(3년)은 “참 좋다, 도서관이 별도로 있지만 가기 슆지 않다. 하지만 교실을 오르내리면서 눈에 띄는 책과 예쁘게 꾸며진 작은 도서관은 나에게 책을 집게 하고 또 그 책을 읽게도 한다”면서 흐뭇해 했다.
한편 학교 외관도 여학교 다운 이미지를 살려 도안 · 도색함으로 어색하고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해 푸근하고 학교생활에 여유로움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대천여자고등학교는 지금까지 1964년 개교한 이래 56회의 졸업생 1만8329명을 배출했으며 ‘멀리보고 큰 꿈을 펼쳐라“라는 비젼을 갖고 22학급 530여 명의 여학생들이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서해안의 명문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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