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전북 10명의 당선인들이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유치에 '들러리' 섰다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전북 당선인 10명(민주당 9명, 무소속 1명)은 지난 23일, 광주, 전남권 당선인들과 함께 ‘호남권 국회의원 당선인’ 28명의 이름으로 ‘방사광가속기’의 호남권 구축 건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호남권에는 국가 대형연구시설이 단 한 곳도 없고 대다수가 충청·영남권에 편중돼 있으며, 국가 지원 등 총 연구개발 투자예산(R&D사업) 또한 호남권은 전국 최하위인 3%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은 지역 간 공정한 출발과 고착화된 지역 불균형을 해소, 국가균형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단초가 돼야 한다”며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유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호남권은 안정적인 지반과 미래 확장 가능성 등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며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해 호남권 600만 시·도민들이 똘똘 뭉쳐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북에는 이미 방사선국책연구기관이 정읍첨단연구단지에 위치해 있으며, 참여정부시절 당시 김원기 국회의장과 유성엽 정읍시장이 방사광가속기의 정읍유치를 추진한 사실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21대 국회의원 전북 당선인 10명 모두가 방사광가속기의 전남광주 유치 건의문에 호남권 당선인의 이름으로 서명하고 건의한 것은 '민선 7기 전북몫 찾기운동 취지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생각없이 전남광주에 들러리를 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전남권에서는 새만금국제항이나 국제공항 등 전북 현안에 대해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전북발전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어깃장을 놓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총선 직전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전남,광주에 내려가 2차공공기관 유치를 약속하기도 해 비난과 규탄이 한꺼번에 쏟아지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8일, 전남 광주를 찾아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와 'E-모빌리티 신산업 생태계'를 광주와 전남에 구축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대표는 물의가 빚어지자 발언 5시간 만에 이같은 발언내용을 취소했지만, 결국 전남광주는 호남권 당선인들의 이름으로 다시 전남광주 유치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전북 10명의 당선인들은 선거일 전에 광주전남혁신도시에 기반한 특정 단체가 광주전남혁신도시 '호남권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한 건의서에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당선되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취지의 건의서를 보내와 서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같은 요청을 받고 "서명을 거부했다"고 밝힌 민생당 익산갑 고상진 후보는 “설마 전북 정치인 가운데 이같은 건의서에 서명해 줄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에 서명을 거부했었다면서 “호남권에 방사광가속기 사업을 유치하려면 응당 방사선 분야 국책연구기관이 이미 자리하고 또 활성화된 정읍첨단연구단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북의 최대현안인 ‘탄소소재법’과 ‘공공의대법’은 20대 국회에서 호남권은 물론 집권여당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처분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 있다.
이같은 전북의 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듯 한 전북의 21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어설픈 서명은 민선 7기 송하진 지사 체제의 ‘전북 몫 찾기’ 맥락과도 전혀 동떨어진 행동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다음달 7일 최종 후보지 발표를 앞두고 있는 '다목적방사광 가속기 사업'은 강원도와 경북 포항 등 여러곳에서 유치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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