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은 미래통합당에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겼다. 차기 대선 후보군에 속한 주자들 전원이 원외 정치인 신세가 된 것이다.
보수진영 주자 중 수위에 꼽히던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패배했다. 이 전 총리는 진보-보수진영을 통틀어 차기 주자군 선두에 있어, 이들의 '종로 대전'은 여야 대선주자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황 대표는 총선 당일 오후 9시 30분께 개표 44.52% 진행 상황에서 35.46% 득표율에 그쳐, 경쟁자인 이 전 총리(63.23%)의 당선이 일찌감치 확실해졌다.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와 마찬가지로 '잠룡 대결'치고는 큰 표차가 나면서 황 대표는 정치적으로 적지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특히 황 대표와 이 전 총리 모두, 종로 선거에 출마한 동시에 당 선대위원장으로서 선거 전반을 지휘하는 역할도 맡았던 바, 이 간접 대결에서도 여권이 과반을 득표하게 되면서 황 대표는 거듭 고배를 마셨다. 개인의 총선 당락 여부를 떠나 리더십 차원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당권 유지도 쉽지 않아질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서울시장직 사퇴 후 서울 광진을에서 권토중래를 노려온 오세훈 전 시장도 민주당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16일 새벽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패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8년부터 일찌감치 표밭을 갈며 공을 들여 왔으나, 애초부터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이 지역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구는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현 법무부 장관, 총선 불출마)가 5선을 한 곳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본인이 지난 2014년 재보선과 2016년 총선에서 당선된 서울 동작을에서 민주당 이수진 후보에게 패배했다. 나 원내대표는 개표가 88% 진행된 16일 새벽 1시께 이 후보에게 50.96% 대 46.32%로 뒤처져 패배가 확실시됐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세종을 지역구에서 민주당 강준현 후보에게 57.51% 대 40.15%로 뒤져, 오후 11시 15분경(개표율 73.52%) 승패가 결정됐다.
유승민·김무성 의원은 아예 이번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보수 통합의 물꼬를 트기 위한 희생 차원이었다.
반면 통합당에서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대선 주자들은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다. 이들은 향후 보수진영 내 대권 경쟁을 앞두고 당적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오전 2시께 개표율 90.87% 상황에서 38.94%를 득표해 당선이 확실시된다. 2위는 통합당 이인선 후보(36.24%)이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자신의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통합당 강석진 후보에게 42.59% 대 36.46%로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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