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 대행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던 한나라당 쇄신그룹과 친이계 구주류 세력간 절충점이 마련됐다. 친이계 구주류는 정의화 비대위원장을 지켜냈고, 황 원내대표는 대표 권한 대행이라는 대표성을 쟁취했지만, 일종의 '공동 지도 체제'로 구주류와 쇄신그룹의 불안한 동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오전 중진의원 회의에서 마련된 이같은 절충안을 추인했다. 정희수 제1사무부총장의 설명에 따르면 당의 '얼굴'은 황 원내대표가 맡고,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 등 통상 업무, 전당대회 준비 업무 및 당 쇄신 업무 등을 맡게 된다.
쇄신그룹은 정의화 비대위원장을 용인한 대신, 안상수 대표가 지목한 비대위원들 중 일부 인사들을 중립 성향으로 교체 내지 추가를 하는 것도 얻어냈다. 비대위에 따로 소위를 두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 부총장은 "주요 당무협의는 대표 권한대행과 비대위원장이 상호 협의해 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쇄신파의 '독주'를 구주류가 견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는 이날 공식 출범했다. 앞으로 비대위원 구성을 마치면 당헌당규에 따라 최대 60일간 활동을 하게 된다. 즉 앞으로 2달 안에 한나라당 조기 전당대회가 실시될 전망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황우여 원내대표는 원내 지도부 구성을 추인받았다. 대야 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자리 중 하나인 수석부대표는 친이계이자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운 대구 출신 이명규 의원이 맡았다.
이 외에 원내부대표에는 유일호, 김광림, 이상권, 김세연, 유재중, 이화수, 한기호, 김호연, 윤영, 박영아, 이정선, 이두아 의원이 선임됐다. 이중 이상권, 김세연, 유재중, 박영아 의원은 한나라당 쇄신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멤버다. 나머지도 중립성향이거나, 계파색이 진하지 않은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정책위는 산하에 6개의 분야별 정책조정위원장을 두던 데서 6명의 정책위부의장을 두는 형태로 시스템에 변화를 줬다. 정책위원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무·기획재정·예산·결산 등을 담당하는 부의장에는 당내 쇄신파 핵심인 김성식 의원이 선임됐다.
이 외에 외교·통상·통일·국방 담당에는 김장수, 법사·행정·안전 담당에는 김정훈, 교육·과학·기술·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담당에는 임해규, 농수산·식품·지식경제·국토해양 담당에'는 정진섭, 환경·노동·복지·여성·가족 담당에는 안홍준 의원이 정책위부의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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