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27 재보선 서울 분당을에 출마를 선언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박계동 전 의원 등 여권 예비후보들의 설전이 확산되고 있다.
상대방을 향해서뿐 아니라 출마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서도 날선 비난을 아끼지 않는 등 분당을 지역은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기도 전에 난타전의 양상을 띄고 있다.
강재섭 전 대표는 13일 분당 정자동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강 전 대표는 "내년에 한나라당이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당내 경선도 있을 것이고, 수많은 갈등이 있을 수 있다"며 "내가 화합으로 이끌어 정권 재창출의 밑거름이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후보 경선 당시 대표를 지냈다. 분당 직전까지 치달았던 양 진영의 갈등이 박 전 대표의 '경선 승복'으로 귀결된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를 은근히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내세운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한동 전 총리와 목요상 전 한나라당 의원과 나경원, 송광호, 남경필, 고흥길, 황우여 등 현역 의원 4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강 전 대표는 15년 동안 분당에 거주했다는 점을 들어 지역 민심을 파고들겠다는 방침이다.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한 '비토론'도 명확히 했다. 강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공천 관련자가 (정 전 총리를) 밀실에 밀어 넣는 일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고 당의 실세라는 분들이 공천에 관여하면 파동이 있을 것"이라며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고, 당이 쪼개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정운찬 카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특임장관을 두고도 "신문을 보니 소위 실세라는 사람이 장난이 지나치다"며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대의명분은 쓰레기 취급하고 있다, 정말 우습다, 내가 그것을 돌파하지 못하겠나"라고 맹비난했다.
역시 분당을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박계동 전 한나라당 의원은 강재섭 전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강재섭 전 대표에 대한 거부 정서는 본인의 올바르지 못한 과거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전체를 감추기 위해 일부 실세를 거론함으로써 부분화하려는 것은 또 다른 도적불감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의원은 "전직 한나라당 대표로서 무소속 출마를 운운하며 당을 협박하는가 하면, 마치 저자거리에서 웃통을 벗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 같아 과연 이 분이 당 대표를 지낸 분이 맞는지 그 자질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도 했다.
또 박 전 의원은 "강 전 대표는 지난 2008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했던 대표로서 친박(親朴) 공천학살을 주도했지 않느냐"라며 "자신에 대한 한나라당의 거부감이 어디서 왔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출마여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는 한나라당의 공천신청이 마감되는 오는 15일 이전에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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