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지킴이' 김경수, 김해을 불출마 선언

"출마해 불쏘시개로 쓰이고 싶었다" 아쉬움 토로…그렇다면 왜?

4.27 재보선에서 야권의 김해을 후보로 출마를 타진하던 김경수 봉하마을 사무국장이 16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참여당이 이봉수 전 청와대 농업특보를 후보로 내세우는 등 지역에서 야권 단일후보 구성을 둘러싼 혼선과 잡음이 적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수 사무국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대독한 성명서를 통해 "꽃이 되기보다는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다"며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나날이었다"

그러면서도 김 사무국장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나날이었다"며 복잡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주변 분들의 간곡한 출마 요청을 그저 무시할 수만은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제 가슴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대통령님 서거 이후의 응어리"라며 "억울한 서거의 심판을 고향 김해의 시민들에게 여쭙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김 사무국장은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역사의 역류를 지켜보면서, 최소한 노 대통령님이 이뤘던 시절의 민주화는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감을 외면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김 사무국장은 "제가 출마해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는 싸움의 불쏘시개로 쓰이길 원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다"고 아쉬운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권의 단일화'를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김 사무국장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상징하는 이곳에서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망과 열정이 하나로 모아져야 승리도 의미가 있고, 하늘에 계신 대통령님께도 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범민주 진영이 꼭 승리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이번 재보선 과정에서부터 마음이 합쳐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대통령님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며 "저의 결심이 범야권 연대를 통한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에서 성명서를 대독한 민주당 백원우 의원도 "본인의 결단을 아름답게 존중해 달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백 의원은 "이는 본인의 결정이었고, 김 사무국장이 손학규 대표와 주변에서 도와주시던 분들에게도 직접 보고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불출마 선언의 배경, 민주당의 향후 후보공천 여부, 국민참여당과의 단일화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다는 김경수 사무국장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