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 합참의장으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합의서에 직접 서명을 했던 김관진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시 결정을 비판하며 전작권 환수 시점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한미 양국 사이에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시스템 준비가 덜 된 상황"이라며 "연장된 시점도 결코 긴 시간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가 2012년을 전작권 환수 시기로 합의한 것을 2015년으로 3년 더 연기했다. '보수층의 염원'을 들어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전작권 환수가 2012년의 국가 안보 상황과 맞지 않다는 지적에 시기가 연장된 것"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옹호했다.
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의 당시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 2012년으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며 "전작권 전환 논의될 시점에 저(당시 합참의장)를 포함해 군에서는 현재 안보에서는 전작권 전환 맞지 않다고 건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또 "당시 군은 전작권 환수가 상황(조건)에 의한 접근을 건의했으나 정부는 시간에 의한 접근을 선택했다"면서 "특히 통수권의 강력한 지침에 의해 진행됐다"고 노 전 대통령에 불만을 표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김 후보자는 참여정부 말기 청와대 오찬 건배사에서 '전작권 환수에 전군이 힘을 모아 확실히 추진하겠다'라고 했던 분"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에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전투기 폭격과 같은 보복 공격은) 한미연합사 유엔사령관의 허락을 얻어야 하는 것으로 안다"는 민주당 신학용 의원의 지적에 김 후보자는 "유엔사령관, 미군의 동의 없이도 공군기를 이용한 폭격은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 의원이 "그렇다면 지금 지휘관들은 폭격을 할 수 있었음에도 안한 것이 됐는데, 지휘관들이 잘못한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김 후보자는 "이번 사건은 제가 중심에 있지 않아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피했다.
강남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시인…"당시 몰랐다"
김 후보자는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를 거론하며 "지난 정부 10년 간 북한에 6조 원을 퍼준 게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며 햇볕정책 실패론을 제기하자 김 후보자는 "대북정책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의도가 문제이며 정권(의 정책)과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노무현 정부 때 해병대를 감축했다. 2005년에는 160명을, 2006년에는 40명을, 2007년에는 160명을 감축해 총 360명을 감축했는데, 이번 연평도 사태는 우리가 자초한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김 후보자는 "징집 자원 부족에 따른 병역 감축이 불가피해서 결정했던 것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감축 문제는 재검토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지난 97년, 99년, 2001년 세 차례에 걸쳐 서울 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소재 아파트를 사고 파는 과정에서 1억6000여만 원을 실거래가보다 낮춰 신고한 점을 지적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차익을 본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다운계약인지 아닌지 몰랐다"며 "다운 계약을 능동적으로 한 적이 없는데, 부동산 업자가 그렇게 했다고 한다면 (다운계약서 작성을) 시인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날 청문회를 진행한 국회 국방위원회는 오후 6시 20분 경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해 정회를 했다. 야당이 김 후보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어 청문보고서는 이날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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