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의한 연평도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렸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담화는 현 국면을 타개하거나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키기에는 턱 없이 미흡했다"고 혹평하면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국민 앞에 나서는데 6일이나 걸렸나"
이 대변인은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 했다'며 사과했지만 무대책과 강경 기조만 확인시켰다"며 "피해대책 강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전혀 없는, 매우 잘못된 상황 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비상시 어떠한 대화채널도,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강경한 말잔치에 불과한 담화는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평화를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이 생각난다"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개인 성명을 통해 "오늘 담화의 어느 구석을 찾아봐도 앞으로 어떻게 전쟁과 무력충돌 없이 평화를 이끌겠다는 의지와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 대통령의 담화는 '돌팔이 처방전'"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난 '햇볕정책' 쪽으로 돌리려는 여권 전반의 기류를 언급하며 "북의 도발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고 응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인데, 오히려 이에 무능함을 보였던 것은 대화와 협력을 우선했던 국민의정부도, 참여정부도 아닌 바로 이명박 정권"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한 마디로 허탈한 담화였다"며 "대통령님, 왜 이러시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북한을 규탄하는데 6일이나 필요했느냐"며 "말로만 하는 단호한 응징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이날 담화에 앞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에서 6일이 지난 오늘에야 국민 앞에 나선다"며 "이제 와서 잘 다듬어진 문장으로 포장된 대통령의 담화가 과연 얼마나 국민의 심금을 울리고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 야욕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만큼 추가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국내외에 천명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하나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는 대통령의 마지막 말처럼 온 국민이 단합된 모습을 보일때 북한도 대한민국을 겁내고 다시는 이같은 도발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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