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죽어서도 능욕…피눈물이 난다"

"조현오 망언, 광주항쟁 진압한 독재정권과 뭐가 다른가"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막말 파동'과 관련해 노무현재단이 15일 성명을 통해 조 내정자를 강력하게 비난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재단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합정동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통해 "조 내정자의 망언은 묵과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며 "이런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심각한 환멸을 금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재단은 "이 야만의 시대, 광기의 시대는 언제 끝나는가"라며 "현 정권은 언제까지 전직 대통령 흠집내기에만 매달릴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재단은 "그 동안 현 정부 인사들의 수많은 정치적 망언들이 있었으나 이번 조현오 후보자의 망언은 도저히 묵과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며 "죽어서도 능욕을 당하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면 지금도 피눈물이 흐른다, 너무나 잔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막말 파문과 관련해 노무현재단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조 내정자의 자진 사퇴와 이명박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뉴시스

또 재단은 "조현오 내정자의 말대로라면 일선 경찰에게 시위진압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허위사실로 전직 대통령을 파렴치범으로 몰아간 것"이라며 "이는 광주항쟁을 진압하기 위해 시민을 폭도로 호도하고 공수부대를 투입했던 군사독재정권의 패륜적 행태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재단은 "이러한 발언을 알고도 조 내정자를 지명했다면 청와대가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뜻이고, 모르고 지명했다면 공직검증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재단은 "우리 사회의 상식과 정의가 더 무너지기 전에 국민들을 더 막장으로 몰아가기 전에 이 광란의 질주를 멈춰야 한다"며 "조 내정자의 망언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끝까지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이용섭·백원우 민주당 의원 등 30여 명의 친노(親盧) 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