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박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가 큰일 났다. 다 없어져 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26일 선출된 이혜훈 바른정당 신임 대표를 이날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배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시절 기업인들이 하소연을 많이 했다. 재벌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세무조사가 워낙 많다 보니 기업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면서 "그게 잘못된 것이고 그래서 경제가 나빠졌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권력 기관을 동원한 조사가 진행돼 너무나 미안했다"면서 "그렇게 털어도 문제 되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고 했다고도 한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지고 2012년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 전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보복성 세무 조사를 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이 신임 대표에게 "극우 보수나 극좌나 진보 이런 것은 우기리 사회에 맞지 않고 중도 보수를 지향하라. 그러면 잘할 것 같다"고 덕담하면서도 남북 관계 문제가 거론되자 '북한 정권 붕괴'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핵 폐기와 비핵화 없이 이것이 가능하겠느냐"며 핵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북 정권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단계'로서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너무 분단이 오래되니까 안보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도 다소 (불감증이 있다)"면서 "서울 40마일 바깥에 세계 최강의 공격 무기가 있다. 그걸 가끔 잊어버릴 때가 있다"고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이 신임 대표에게 "새로운 보수를 탄생시키는 데에 몸을 던지라. 보수가 희생 정신이 좀 부족하다"면서 "희생하면서 헌신하면서 정말 건강한 보수 중도 보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 규모가 "적다는 게(작다는 게) 큰 약점은 아니다"라며 "세계적 추세를 보면 어떤 진로를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하지, (당의) 덩치가 크다고 그렇게(잘) 되는 것은 아니다. 기대한다"고 에둘러 바른정당 지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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