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사 쓰는 언론도, '결기' 보이는 사람도 한심"

'강도 논란' 박근혜에 직격탄…"MB, 보고 받고 '허허' 웃더라"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 발언'을 둘러싼 친이·친박 진영 사이의 논란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에 청와대가 적지않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사를 그렇게 쓰는 신문도 한심하지만, 그것을 이용해 대단한 결기를 보이는 것도 매우 온당치 못하다"면서 "황당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아니라 친박계 의원들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지만, 이 대통령의 전날 '강도' 발언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집 안 사람이 마음이 변해서 강도로 돌변하면 그 땐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받아친 것에 대한 재반박인 셈이다.

"꼬리를 내렸어? 말해놓고 '아니면 말고'인가"

한편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논란을 접한 이명박 대통령의 반응을 전했다.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이 오전에 해병대 사단을 방문해서 보고를 늦게 받았다"면서 "이 대통령이 '허허'하고 웃으시더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는 당초의 발언을 '박근혜 견제용'으로 해석해 보도한 언론과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친박진영 인사들을 싸잡아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이 수석은 "정치부 기자들이 역사를 알고 기사를 써야 하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자극적으로 기사를 쓰면 젊은 애들이 뮤직비디오 같은 곳에서 벗기경쟁하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냐"고 반문했다.

이 수석은 "공당의 대변인이라는 사람들이 팩트 확인도 안 하고 논평을 남발한 일이 있는데, 정확한 실체적 진실에 입각해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가공된 이야기를 끌어서 보고 싶은대로 쓰는 것은 올바른 정치의 골격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의 '강도론'은 화합을 해야 한다는 비유로 한나라당 경선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십 번도 더 한 이야기"라면서 "대통령이 다음에 누구와 선거에 나가실 분인가, 겨냥을 하게…"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은 경선 때 그렇게 수많은 음해를 받으면서도 속없이 웃었던 분인데, 지금 와서 누구를 겨냥하겠느냐"고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이날 "특정인을 의미한 게 아니다"고 사후 해명한 대목에 대해서도 이 수석은 "꼬리를 내렸나"라고 물은 뒤 "말해놓고 '아니면 말고'인가"라고 재차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