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본 21, 쇄신특위, 친박계는 물론 정두언, 정태근, 차명진 등 이른바 MB직계 7인까지도 "청와대의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초선 의원 48명은 "국정기조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청와대를 엄호하고 나섰다.
또한 이들은 "국정운영에 대해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무한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산적한 민생 현안을 조속히 처리하여 한나라당이 국민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정기조 문제삼는 것 자체가 문제"
강승규, 김영우, 조해진 등 MB직계를 포함한 초선 48명은 15일 "대화합과 소통을 위해 초선의원들이 나서겠습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내 탓이오" 수준의 자책 외에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진 않았다. 이에 대해 김영우 의원은 "쇄신위원회에서 쇄신안을 만들고 있지 않냐"면서 "조기전당대회 같은 것도 우리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화에서 표출된 이들의 문제의식은 쇄신위 등과는 전혀 달랐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실패에 우리는 무한책임을 지기 때문에 우리부터 반성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과는 궤가 다른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정양석 의원은 "국정기조 자체는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운영방식은 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결국 청와대에 화살이 너무 많이 돌아가는 것이고 의원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문제의식이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영우 의원은 "국정 기조를 너무 문제삼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고 말하며 예의 소통을 강조했다.
'소통의 문제도 청와대 책임이 크다는 이야기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그런 부분에는 생각의 차이가 있다"면서 "당 내에서도 소통이 제대로 안 됐다. 청와대도 당의 누구랑 소통해야 될지 모르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라디오 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안팎에서 많은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미국 방문을 끝낸 뒤 귀국해서도 많은 의견을 계속 듣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귀국 후 박희태 대표 등과 회동하거나 한미 정상회담 결과 설명을 위해 정치권 안팎 인사들을 만날 때 쇄신요구에 대해 계속 언급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날 초선 48명의 성명은 청와대 입장에선 '천군만마'나 마찬가지 인 것. "침묵하던 다수의 실제 의견은 이러하다"고 주장할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 '침묵하는 다수'와 청와대가 힘을 합쳐 국정기조전환 요구를 묵살할 경우 여권은 일대파란에 접어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무기력증에서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 다음은 성명에 동참한 48명 명단 강명순, 강석호, 강성천, 강승규, 강용석, 고승덕, 김금래, 김동성, 김성회, 김세연, 김소남, 김영우, 김장수, 김태원, 박영아, 박준선, 배은희, 배영식, 백성운, 손숙미, 신지호, 안형환, 안효대, 여상규, 원희목, 유일호, 유정현, 윤 영, 이두아, 이범래, 이애주, 이은재, 이정선, 이철우, 이춘식, 이한성, 임동규, 장제원, 정미경, 정양석, 정옥임, 조윤선, 조전혁, 조진래, 조해진, 진성호, 현경병, 홍일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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