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팀장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배 팀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내부감사팀의 총 책임자로, 최근에는 행정관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24시간 밀착감시'를 시행하기도 했던 인물이라 논란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말다툼 끝 몸싸움…"내가 어디 근무하는지 아느냐"
이날 <조선일보>는 배 팀장이 지난 2월26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노상에서 운전을 하던 중 앞차에 타고 있던 A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결국 멱살잡이 끝에 몸싸움을 하며 길바닥을 뒹굴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이 과정에서 배 팀장이 A씨를 향해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느냐. 내가 어디서 근무하는지 아느냐"면서 "나는 청와대에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결국 두 사람은 상호폭행 혐의로 입건됐고, 관할서인 강동경찰서는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청와대 측에 배 팀장에 대한 '공무원범죄 수사개시통보' 조치도 취했다. 이 통보를 접수하는 청와대 측 창구의 실무 책임자는 다름 아닌 배 팀장 본인이다.
그러나 강동경찰서는 사건발생 1개월이 지난 지난 3월27일에여 이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고, 검찰은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졌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청와대 역시 정동기 민정수석이 배 팀장에게 '구두 경고'를 내리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 배건기 감사팀장은 누구? 경찰 출신인 배 팀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에 파견됐던 인연으로 이 대통령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됐던 2006년 경찰 조직을 떠나 이명박 대통령의 경호를 맡았다. 이 대통령의 대선승리 이후 곧바로 청와대에 합류했으며, 지난 해 청와대 1기 참모진 중 '왕비서관'이자 대표적인 '이상득 라인'으로 잘 알려진 박영준 전 기획조정비서관 산하의 감찰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비교적 최근에는 청와대 행정관들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이 연루된 '성접대 파문' 직후 청와대가 진행한 고강도 내부감찰 작업을 진두지휘해 왔던 당사자이기도 하다. 청와대 내부에선 행정관급으로는 드물게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대면보고가 가능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
"A씨에게 그런 말 한 적 없다…조사과정에서 나온 이야기"
이와 관련해 배 팀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A씨는 운전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그저 길을 가던 행인이었다"면서 "차를 막고 있길래 경적을 울렸더니,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던 A씨가 다짜고짜 욕설을 하면서 본네트를 내려 치기까지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배 팀장은 "A씨를 향해 '내가 어디서 근무하는지 아느냐'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면서 "신고도 내가 먼저 했고, 이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때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 팀장은 "하지만 이런 시비에도 사실 휘말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죄송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 "자기사람은 무조건 봐주기…후안무치한 청와대의 안일함이 놀랍다"
한편 사건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즉각 공세를 폈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사건이 발생한지 4개월이 지나도록 경찰과 청와대가 이를 은폐한 것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사람이라면 무조건 봐주기로 일관하는 청와대의 후안무치함과 안일함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자기 사람과 아닌 사람, 두 부류밖에 없다는 게 다시 한 번 드러난 사건"이라면서 "독선적인 국정운영과 제식구 감싸기가 계속되는 한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풀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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