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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ㆍ정동영 등 '조문 퇴짜'…장례 절차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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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ㆍ정동영 등 '조문 퇴짜'…장례 절차도 난항

盧 지지자들 '격앙', 정치권과 언론에 분노 표출

23일 밤 9시가 넘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치된 마을회관 앞 분향소에서 조문이 시작됐다. 정치권 인사들과 일반 조문객들의 분향이 이어지고 있으나 마을 주민들과 지지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경찰이 서울시내에서 시민들의 분향소 설치를 막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서 분위기는 더 격앙됐다.

10시 께 봉하마을에 도착한 한승수 총리 등 정부 조문단이 노사모 등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을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마을 어귀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 한 전 총리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으로부터 "오늘은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결국 되돌아갔다.

정동영 의원 부부도 비슷한 시각 도착했으나 노사모 회원들이 "배신자"라며 조문을 가로막아 발길을 되돌렸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나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봉변'은 당하지 않았지만 일반 조문객들의 쓴소리는 피하지 못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일행은 버스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걸음을 돌려야 했다.

한나라당 인사들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현지 조문은 앞으로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언론에 대한 노사모 회원들의 불신과 분노도 극에 달했다.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기자들이 모인 자리로 와서 "조선일보 나와라", "기자증 검사하자"며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한때 "언론은 다 마찬가지다. 다 나가라"고 강하게 항의해 취재진들이 잠시 흩어지기도 했다. 일부 조문객과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만류에도 이들의 화는 잘 가라앉이 않았지만 취재와 기사작성까지 막지는 않았다.

'노사모 자원봉사자 일동' 명의의 문건이 배포되기도 했다. 이 문건에는 △노사모 자원봉사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문상을 임의적으로 제한한다 △노사모 자원봉사자는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의 조화도 임의적으로 제한한다 △노사모 자원봉사자는 익일(24일)부터 모든 언론사의 철수를 요구한다 △노사모 자원봉사자는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 조용한 장례식을 치를 것이며,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를 부정했던 모든 정치인과 언론인의 방문을 거부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문건은 장례식 준비 측과 논의된 바 없는, 말 그대로 임의적으로 작성된 것이지만 언론에 대한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감정을 담은 것으로 보였다.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한 인사는 "내일 쯤 되야 좀 정비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밤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절차는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이날 밤 늦게까지 장례위원회 구성과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을 지낸 한 인사는 "국민장이냐 가족장이냐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장을 거행할 경우 총리가 장례위원장, 행정안전부 장관이 집행위원장을 맡고 행안부 예산이 지원된다. 하지만 이 인사는 "관례상 그렇다는 것이지 꼭 (한승수 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그런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수석비서관을 지낸 다른 인사는 "늦어도 내일(24일) 오전까지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화장한 후 봉하마을에 자그마한 비석 하나만 세워달라"는 유언을 남겼었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논의가 쉽게 끝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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