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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북구 "'알파'도 '오메가'도 단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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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북구 "'알파'도 '오메가'도 단일화다"

[4·29 현장] 한나라당 당직자도 "단일화 될까?"

재보궐 선거를 8일 앞둔 21일 한나라당 지도부는 울산북구에 '올인'했다. 박희태 대표와 조윤선 대변인, 김효재 비서실장, 방송인 출신인 유정현 의원과 울산출신 정몽준, 정갑윤 의원은 하루 종일 울산 북구를 샅샅이 훑고 다녔다.

"어쨌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사람은 많았지만 울산북구에서는 역시 '진보 단일화'가 최고 관심사였다.

한나라당의 '새로운 전문가론' 먹힐까?

"서울대학 나와서 경제 관료로 잔뼈가 굵은 우리 박대동 후보는 '급'이 다른 사람이다"고 주장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도 "근데 저 쪽이 단일화가 되긴 되겠습니까"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정치에 관심없다"고 주장하는 택시 기사도 "조승수하고 김창현하고 손을 잡기는 잡겠나"라고 중얼거렸다.

김창현, 조승수 후보를 동시 대입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대동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박 후보 자체의 파괴력은 높아 보이지 않았다.

북구 곳곳에서 눈에 가장 많이 띄는 운동원들은 주황색 점퍼를 맞춰입은 김창현 후보 측 운동원이었다. 낙하산 공천에 반발하며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토박이인 무소속 김수헌 후보의 조직력도 만만찮아 보였다.

친박 무소속을 자임하는 이광우 후보도 열심히 뛰고 있었지만 친박계 중진인 정갑윤 의원은 박대동 후보의 지원에 열중했다.

판세는 복잡하지만 거리에서는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탓인지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지원유세에서 "후보단일화를 하겠다고 하는 당이 있는데 그들은 결국 이념전쟁만 하는 정치 전문꾼"이라며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이념이 먼저인가, 경제가 먼저 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대동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 ⓒ연합뉴스

북구 옆 동구에서 내리 4선을 했던 정몽준 의원은 "항상 나오던 사람보다 새로운 전문가를 뽑아야 할 때"라면서 "북구가 이렇게 낙후된 데는 근로자이나 주민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 아니라 구청장, 의원을 지낸 사람들이 책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실 이 지역에서 진보정당이 의석을 유지한 것은 17대 초반의 2년 남짓이다. 16대, 17대 재선거, 18대 초반 동안은 한나라당 윤두환 전 의원이 내리 의석을 지켰다.

이같은 전사를 의식한 탓인지 울산지역 한나라당 당직자는 "윤 전 의원은 중앙에 줄이 없었지만 예금보험공사 사장 출신인 박대동 후보는 중앙에서 힘을 좀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역시 "나는 정치도 잘 모르고 말도 잘 못하지만 경제는 좀 안다"면서 "당선이 되면, 다른 지역구 의원님들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중앙 인맥을 이용해 예산을 먼저 끌어오게겠다. 경찰서도 만들고 소방서도 만들고 길도 늘리겠다"고 개발심리를 자극했다.

여당 후보다운 개발 공약이지만 파괴력이 있는 지는 모를 일이다. "민노당 패거리(진보신당까지 포함된 것으로 들렸다) 들한테 학을 뗐다"고 주장한 시장 상인은 "한나라당 밀어줘야겠다"고 말하면서도 후보 이름은 몰랐다.

또 다른 상인도 "국회의원 바뀌어가지고 경제 살릴 것 같으면 벌써 살아났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정치에 관심 많은 자영업자'로 소개한 식당 옆 자리의 중년 남성은 독특한 분석을 제기했다. 그는 "바닥 출신이고, 노동자들 정서를 어느 정도 파악했던 윤두환 전 의원 같은 경우엔 '현자 정규직이 해준게 뭐가 있냐'는 식으로 비정규직 정서를 자극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면서 "박대동인가 하는 사람이 그런 정서를 알겠나"고 말했다.

일리 있는 이야기로 들렸다. 울산의 한 노동운동가도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

진보 양당 "단일화 무산 이후 전략은 없다"

결국 쟁점은 '단일화'로 귀결됐다. "단일화가 되면 쉽게 승부가 날 것이다" "단일화를 해야 재밌는 승부가 될 것" 정도로 의견을 엇갈렸지만 "단일화가 없으면 승부는 끝"이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김창현 후보 측 이은주 대변인도, 조승수 후보 측 노옥희 선대위원장도 "단일화 무산을 가정한 전략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단일화를 위한 막판 협상은 쉽지 않아 보였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저녁 7시 회동을 재개키로 했다. 여론조사 문항, 현대자동차 노조원을 대상으로 한 대면 여론조사 방식 등이 쟁점 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 다 "내일(22일)까지는 룰에 대해 합의를 봐야 주말까지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전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와중에 양측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민노당은 이날 오전 울산의 언론기관과 함께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 기관의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22일 저녁 김창현, 조승수 두 사람은 울산 MBC가 주최하는 TV 토론에서 사실상 첫 진검승부를 벌인다. <프레시안>도 두 사람의 인터뷰와 울산 현지 진보진영 상황을 중심으로 한 후속 기사를 내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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