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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원탁대화', '남탓'으로 점철된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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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원탁대화', '남탓'으로 점철된 100분

"하루가 급하다"…'돌격 앞으로' 재천명

30일 밤 이명박 대통령이 생방송 TV토론에 출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100여 분 동안 진행된 SBS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서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 있어 기존의 '강경론'을 재차 천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 특유의 '남탓'도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김석기 내정 철회할 때 아냐…어떤 공직자가 일하겠나"

우선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용산참사'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하면 되는 것이지, 정치적 이슈를 만들어서 '좋은 기회가 왔다'며 다른 문제까지 거론하는 건 위기 상황에서 책임있는 사람이 할 짓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야당들을 겨냥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합의가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한 정부의 조직이 있어야 한다"며 "호소할 길이 없으니 (철거민들이) 폭력단체나 폭력조직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철거민과 전철연 등 철거민 조직에 있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셈이다.

"법을 어겼다고 그렇게 빨리 강경진압하는 게 법치는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대통령은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완전히 일방적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지금은 내정을 철회할 때가 아니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앞뒤 안가리고 (경질)하면 공직자들 누가 일을 하겠느냐.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게 아니냐"며 "일을 열심히 하다 실수하는 것은 감사원도 면제해 줘야 한다"고 감쌌다.

지난 2005년 시위도중 발생한 농민 사망사건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당시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이 모두 물러난 일을 두고도 이 대통령은 "그 뒤로 뭐가 해결됐느냐. 똑같이 마찰이 일어나고 싸웠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경찰의 편을 든다든가, 철거민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고 원칙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30일 밤 SBS 생방송 '대통령과의 원탁대화'에 출연한 이명박 대통령.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가 잘못해서 경제가 어려워진 게 아니다…정치공세도 있다"

이날 토론의 화두였던 경제문제를 두고 이 대통령은 "한국만 어려운 게 아니고 한국이 잘못해서 어려워진 것도 아니다"라면서 "세계의 모든 나라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나친 성장위주 정책, 고환율 정책이 문제를 키운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정부가 예측을 못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치공세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피해가는 모습이었다.

구시대적인 토목경제 논란이 일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해선 "이해가 부족해 반대하는 분이 있다"며 "정치적으로도 반대론이 있는데 일이 시작되면 어떤 모습이 될 것이라는 것을 국민에 보여드릴 계획"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하는 과정은 토목공사가 될 수 있지만, 끝나고 난 뒤 일어날 사업은 관광, 문화, 스포츠, 레저사업"이라며 "이를 통해 영구적인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출범부터 내 세웠던 '친기업' 구호가 오히려 반시장적인 기업범죄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대통령은 "친기업이라는 건 결국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뜻"이라며 "엄격히 말하면 저는 친고용주의자"라고 답했다.

여야 정치권의 최대쟁점 중 하나인 '미디어법안'과 관련해선 "일부 야당에선 무슨 악법이라고 몰아치는데 어느 정권이 민주화시대에 언론장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방어선을 쳤다.

이 대통령은 "문제가 있다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지 무조건 안된다는 것은 시대에 못 따라가는 것"이라며 "하루가 급하다"고까지 했다.

"오바마를 보라고? 말하는 분들이 미국 수준이었으면"

현 정부 최대 실정으로 손꼽히는 '인사정책'에 있어서도 이 대통령의 태도는 완고했다.

"나간 분들이 다시 돌아오는 '회전문 인사'의 경향을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통령은 "그게 누구냐. 그런 사람은 없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각종 사회적 논란 끝에 낙마한 측근들을 대거 차관으로 발탁하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에 내정한 바 있다.

정적이었던 힐러리를 중용하는 등 '포용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이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미국 정치를 보라고 하는데, 말하는 사람들이 미국 수준에 갔으면 좋겠다"고까지 했다.

이 대통령은 "그 수준이 아닌데 미국식으로 어느 부분만 하라고 한다"면서 "야당도 쓰고, 여당도 쓰라는데 우리나라 풍토에 야당인사가 입각하면 일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부족한 점은 시정하겠지만, 지적을 다 감안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며 "중심을 잡고 이 어려움을 돌파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언론에서 사이가 나쁘다고 해야 기사가 되는 것 같다"며 "박 전 대표도 정치를 아는 분이기 때문에 위기 때 협력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악화일로 남북관계…"과거에도 그런 일 있었다"

이날 북한이 조평통 성명을 통해 남북 기본합의서 폐기 등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선 대목을 두고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있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좀 더 포용적인 대북정책을 구사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미국과 신뢰관계를 회복한 만큼 통미봉남이라는 용어는 폐기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국내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삐라 살포에 대해 이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가능하면 그런 것은 하지 않도록 강하게 권유하고 있다"면서 "사소한 일로 북한을 자극하는 문제는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많은 나라중 북한을 진정 위하는 나라는 누구인가. 한국이야말로 가장 북한을 걱정하고 애정을 갖고 돕는 나라"라면서 "북한도 열린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래지 않아 남북협상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우리가 힘을 내자, 용기를 갖자고 힘들지만 부탁드리고 싶다"면서 "내년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대한민국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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