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화합형 전대' 말한 적 없고 '화합 전대'라고 했다"

박희태-원희룡의 어정쩡한 타협?

한나라당 쇄신특위 원희룡 위원장이 '박희태 대표의 6월 말 사퇴설', '화합형 전대로 박근혜 대표 추대설' 등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원 위원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6월 말이 지도부 사퇴 시한이라는 것은 논의된 적도 없고, 박희태 대표도 이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쇄신특위는 쇄신방안과 향후 전당대회 일정 등에 대한 단일안을 도출할 것이며 그 시한이 6월 말이라는 뜻"이라고 정리했다.

원희룡 "박희태 대표께서 말씀하시길..."

현행 박희태 지도부에 대해 원 위원장은 "대표께서 직을 걸고 빠른 시일 내에 화합의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애초에 원 위원장은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쇄신위 활동을 종료할 것"이라고 호언했었다.

그러나 '화합의 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지도부는 그대로 가고, 전당대회도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원 위원장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표께서 직을 걸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냐"고만 반복했다.

그는 "조기 전당대회 시일은 정해진 바 없지만 대표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 전에 성사되는 것은 모두 조기 전대"라며 "그 이전에 대표가 거취를 정한다고 해도, 대표 대행체제로 가는 방안 등 당을 운영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화합의 전기 마련, 화합하는 전당대회를 총족시킬 수 있는 필요조건이 도대체 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표) 국정동반자 선언에 해당하는 실질적 조치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비롯해, 공천제도, 당협위원장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라고만 설명했다.

이날 원 위원장은 "박근혜 대표 추대론이다, 현 지도부 6월말 사퇴다는 식으로, 언급도 안 된 이야기들이 나와서 박희태 대표가 '위원장이 정리를 하는게 낫겠다'고 해서 내가 브리핑에 나선 것"이라 말했다.

박 대표의 사퇴 시한이 주목을 받으면 그 날짜를 중심으로 쇄신특위와 박 대표 사이에 전선이 조성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박 대표와 원 위원장의 적극적 해명은 일단 시간을 벌고보자는 의도로 보인다. 원 위원장과 박 대표의 이해가 일치하는 것이다.

"박근혜 추대론? 보고된 적 없다"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친박계 박종근, 이경재 의원 등이 '화합형 대표 추대론', 즉 박근혜 전 대표를 추대하자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불쾌한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원 위원장은 "화합형 대표 추대론은 최고위원회에 문서로 보고된 바 없고 박 대표나 내가 이를 언급한 바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된 쇄신특위의 의제를 정리한 문서에 화합형 대표 추대 방안이 분명히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하는 인사도 있다.

'박근혜 대표 추대론을 꺼냈다 역풍에 부딛히자 슬그머니 내렸다', '친박계를 떠 본 것 아니냐'는 비난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것.

원 위원장은 "있지도 않은 것을(보고서 내용을) 이야기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진실된 화합을 바라지 않는 인사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음부터 그런 이야기를 할 거라면 가면을 벗고 실명으로 나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