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국회, 은행법 처리…금산융지주회사법은 부결

김영선, 여야 지도부의 '타협'에 불만 쏟아내

한나라당이 4월 국회 마지막 날 쟁점법안 처리에 성공했다. 30일, 자정을 15분 여 남긴 시점이었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은 한나라당 소속인 김영선 정무위원장이 강력히 반대하는 등 한나라당의 반대표로 인해 수정안과 원안이 모두 부결됐다.

이날 통과된 쟁점법안은 은행법,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한시적 폐지 관련 법안인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안,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등이다.

금산분리 완화 법안은 정부가 추진한 원안에 비하면 '반쪽짜리'가 됐지만 은행법의 경우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및 사모펀드 출자 한도를 기존 한나라당 안인 10%, 20%를 각각 9%, 18%로 낮춘 수정안이 통과됐다.

재벌 계열사의 은행 출자 허용 합계도 현행 30%에서 36%로 늘어나게 된다. 여야 지도부는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을 시사하자 협상을 벌여 이같이 합의했다.

또한 국회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정부가 미리 시행해 '국회 무시'논란까지 일으켰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법안이 결국 처리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퇴장한 상태에서 재정위를 통과한 바 있던 한나라당 안이 직권상정을 통해 통과된 것.

따라서 1가구 3주택 이상의 다주택자 및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투기 지역인 강남 3구를 제외하고 2010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폐지된다.

김영선, 원안 고수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과 민주당 박영선 의원 등은 벌에 은행을 내준다"며 금융지주회사법과 은행법 자체를 강력히 반대하는 토론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금융지주회사법 부결의 원인은 여야 지도부의 '수정안'을 용납하지 못하고 '원안'을 고수한 김 위원장의 반대토론 때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원한을 통과시켰다"며 "개별의원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원안 찬성을 강력히 호소했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이에 동조한 것. 결국 재석 202인 중 찬성 92인, 반대 64인, 기권 46인으로 부결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은 결국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을 거쳐 처리됐다. 다만 본사 소재지를 전주에 두는 등 민주당의 요구는 향후 국토해양위원회에서 국토해양부와 논의하기로 했다. 이같은 쟁점 법안과 함께 4대 보험 통합 징수법, 뉴스통신진흥법 등 민감한 법안도 모두 처리됐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쟁점법안은 물론 비쟁점법안에도 반대토론에 나서 지난 2월 국회 당시 효과를 봤던 `필리버스터'를 구사했으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