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정종섭·최경환, 선거법 위반 아냐"

정종섭에겐 "선거 중립 의심받을 행위…주의 촉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한 정 장관에게는 "선거 중립을 의심받을 수 있는 행위를 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의 선관위 위원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두 국무위원의 발언이 공직선거법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선관위는 최경환 부총리에 대해 "최 부총리는 정당의 당원이라는 이중적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정부의 경제 정책을 설명하면서 법안 처리에 여당의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내년에는 (경제 성장률을) 잠재 성장률 수준인 3% 중반 정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서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선관위는 정종섭 장관 발언에 대해서는 "당정 협의 차원에서 정당의 초청을 받아 참석했고, 사전 계획된 바 없이 현장에서 사회자의 건배 제의 요청에 응해 특정 정당 소속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발언으로써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선관위는 "정부의 선거 지원 사무를 관장하는 주무 장관으로서 중립 의무가 강하게 요구됨에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 중립을 의심받을 수 있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에 대한 강력한 주의 촉구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같은 연찬회 만찬 자리에서 건배사 제의를 받은 뒤,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제가 총선 하면, 필승을 외쳐달라"고 말해 비판받았다.

선관위 판단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의뢰로 이뤄졌다. 한편,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