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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명박을 선택해달라"고는 했는데…

'이명박' 언급은 딱 두 번…한나라는 지금 '화기애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지원유세'에 일단 팔을 걷었다. "이명박 후보를 선택해 달라"는 직접적인 언급까지 나오긴 했지만, 이 후보의 이름은 단 두 차례만 언급하는 등 건조했다는 평가를 피하지는 못했다.

특히 "검찰의 수사결과를 보고 다시 판단하겠다"는 자신의 언급과 최근 이어지고 있는 측근 의원들의 탈당행렬과 맞물리면서 지원유세의 '순수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기류마저 감지됐다.

"후보되면 제일 먼저 오려고 했는데…"

박 전 대표가 이날 전남 무안군 해제면 장터에서 가진 거리유세 시간은 불과 10분. 그는 "현 정부 들어 5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퇴보했다"면서 "이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예의 '정권교체'에 방점을 뒀다.

박 전 대표는 "이번에 한나라당에 기회를 달라"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말했고, 600여 명의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 30일 '이명박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 ⓒ연합

박 전 대표는 "경선 때 이것을 방문해서 후보가 되면 제일 먼저 호남의 여러분을 찾아 뵙겠다고 약속했었다"면서 "비록 후보는 되지 않았지만, 그 때 여러분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 왔다"는 말로 유세를 시작했다. 경선 패배에 대한 씁쓸함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그는 다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잘못된 모든 것을 바로잡고 우리나라를 활력이 넘치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나온 '깜짝 발언'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유세 이후 재래시장과 강진에 위치한 노인대학을 방문하는 일정 내내 더 이상 이명박 후보를 언급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지원연설도 없었다.

이날 유세에는 김무성 최고위원을 필두로 이혜훈, 김재원, 최경환, 유정복, 한선교, 서상기, 송영선, 문희 의원 등 측근의원들이 대거 대동하기도 했다.

분수령은 'BBK 수사발표'

일단 공식적으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생색은 냈다. 그러나 이것으로 이명박 후보의 손을 완전히 들어준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BBK 의혹'이 뇌관처럼 남아있기 때문이다.

곽성문 의원에 이어 김병호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하고 이회창 캠프에 합류했다. 이들은 "BBK 수사결과가 나오는 다음 주 쯤 의원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복수의 친박(親朴) 의원들을 두고 추가 탈당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측근들 탈당으로 유세발언 오히려 세진 것 아니냐"

박 전 대표의 이날 유세에 대한 이명박 후보 측의 반응 역시 건조하기 짝이 없다. 박 전 대표의 경선승복에 대해 '아름다운 승복'이라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던 한나라당이다. 그러나 정작 박 전 대표가 공식적인 지원유세에 나섰음에도 지도부의 의례적인 '공치사'조차 나오지 않았다.

나경원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명박 후보를 선택해 달라'는 박근혜 전 대표의 말을 그 자체로 이해한다"고만 말했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같은 당의 대표를 지냈던 분이 당의 대선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섰다고 논평을 내는 등 공치사를 한다면 그게 더 웃기는 일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를 직접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한 대목에서 깜짝 놀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측근 의원들의 탈당을 의식해 유세발언이 오히려 세진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순수한 지원'으로 받아들여지긴 힘들다는 얘기다.

한편 탈당을 감행한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포문은 활짝 열렸다. 나 대변인은 "이번 탈당은 '문제적 개인'들의 탈당일 뿐이며, 더 이상의 추가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맥주병 투척사건'의 곽 의원, '금품수수'로 재판 중에 있는 김 의원의 경우 "단순히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한 탈당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박형준 대변인도 논평에서 "하자 있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곳은 하자 있는 후보 진영뿐"이라면서 "(두 사람은)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정치적 입지가 매우 어려웠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탈당을 결행한 것으로 보이지만, 곽 의원과 김 의원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의 순도는 더욱 높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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